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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여기 사람들이 가득 있어서 긴장했니?” 지난 20일 서울 중구 다산동 뮤지컬하우스호연재 지하 1층 연습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오디션 현장이다. 해외협력안무가인 다미안 잭슨이 주인공 빌리에 도전하는 소년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 여기 온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걸 한 번 증명해보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그제야 긴장을 조금 푼 아이들이 환한 웃음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다. ‘새처럼 높게 날아 짜릿한 자유를 맛보고 싶다’던 빌리의 몸짓이었다.
△실력보다 날것의 반짝임 중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날 오디션은 뮤지컬의 주역 빌리와 빌리의 친구 마이클을 선발하기 위한 최종과정 중 하나인 ‘쇼 앤드 텔’(Show and Tell·오디션기간 중 배운 안무를 총정리하는 시간으로 부모가 함께 참관하는 자리)로 진행했다. 7명의 빌리 후보와 9명의 마이클 후보들이 나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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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완벽한 실력보다 가능성을 오디션 선발기준으로 내세웠다. 해외협력연출가 사이먼 폴라드는 “기본적인 춤 실력보다 각오와 ‘깡’이 있는 친구를 찾고 있다. 실력이 좋아도 반짝이는 ‘스파크’가 보이지 않으면 빌리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안무가 잭슨도 “지나치게 훈련을 받은 아이들을 제외하고 최대한 때가 묻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아이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우리의 철학은 대중적인 스타보다 뮤지컬 전문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다. 이번 작품이 미래의 뮤지컬 스타를 길러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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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이후 7년 만에 앙코르 뮤지컬
오디션은 이미 지난해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200여명의 어린 예비주역이 도전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빌리 스쿨’에 참여해 실력을 갈고 닦은 아이들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2∼9시에 발레·탭댄스·스트리트댄스·현대무용·보컬 등 뮤지컬에 필요한 모든 것을 연습했다. 빌리 후보들은 다양한 춤은 물론 연기·노래 등에서 끼가 다분한 아이들이다. 연기경험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뮤지컬 경험은 전무하다. 그런 탓인지 아직은 춤과 노래가 완벽하지 않은 듯 다소 서툰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무대를 향한 꿈으로 가득한 아이들의 표정은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빌리 엘리어트’는 마거릿 대처 총리가 집권했던 1980년대 영국 탄광촌에서 발레리노의 꿈을 키웠던 소년의 이야기을 다룬 작품이다. 이번에 오르는 작품은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 2000년에 발표한 동명영화가 원작으로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7년 만의 앙코르다.
이날 오디션을 마친 아이들 중 최종선발한 4명의 빌리와 4명의 마이클은 오는 3월 중에 공식발표한다. 이들이 주인공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오는 12월 개막해 5개월간 대장정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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