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OLED 사업 "내 맘 같지 않네"…연초 실적 '기대 이하'

연간 40만대 미만 그칠 듯, 목표치 절반 수준
대항마 '퀀텀닷' 등장, 中 수요 부진으로 고전
LG전자·디스플레이 OLED 실적개선 '적신호'
  • 등록 2015-03-12 오전 2:00:00

    수정 2015-03-12 오전 2:00:00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LG전자(066570)가 올해 초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초 목표치 달성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물론 패널 공급업체인 LG디스플레이(034220)의 OLED 사업 실적 개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올해 OLED TV 판매 목표를 60만대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돌입했지만 초반 판매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OLED TV 판매량은 5만대 정도”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1분기 중 OLED TV 판매량은 7만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연간 TV 판매량에서 1분기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20%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 통계를 토대로 지난 2년 간 연간 TV 판매량 중 분기별 비중을 산출한 결과 1분기 21.65%, 2분기 22.2%, 3분기 24.95%, 4분기 31.2%로 나타났다.

결국 올해 LG전자의 OLED TV 판매 실적이 30만~40만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당초 목표치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LG전자는 지난해 5종에 불과했던 OLED TV 라인업을 올해 들어 2배 이상인 10여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올해 OLED TV 분야에서 10배 이상의 성장을 준비 중”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가장 큰 원인은 가격 때문이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55인치 울트라 올레드 TV(UHD급 해상도를 구현한 OLED TV)는 690만원, 65인치 제품은 1090만원이다.

대중적으로 사랑받기는 어려워도 최상위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퀀텀닷(양자점) 기술이 적용된 UHD TV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OLED TV와 퀀텀닷 TV의 화질 차이를 체감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이 다소 저렴한 퀀텀닷 TV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대했던 중국 시장이 빠르게 커지지 않고 있는 것도 OLED TV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LG전자는 지난해 중국에서 1만대가량의 OLED TV를 판매했다. 올해는 최소 5만대에서 최대 10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지 상황은 기대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 TV 제조업체들까지 OLED TV 출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OLED TV 패널을 생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물량을 LG전자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OLED TV 사업 성과가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내 거래선 확충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성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반전의 여지는 있다. 올해 하반기 이후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OLED TV 출시를 늘리면서 시장 키우기에 나설 경우 LG전자도 이에 편승해 판매 실적 개선을 노려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수율을 끌어올리면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을 혼자 이끌어 나가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올해를 OLED TV 보급화의 원년으로 선언한 만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LG전자의 65인치 울트라 올레드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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