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피보다 진한 인연…그들은 가족이었다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 등록 2012-05-28 오전 10:25:14

    수정 2012-05-30 오전 9:39:04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5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사진=MJ플래닛)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남녀간의 달달한 사랑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다. 개와 고양이, 닭으로 분한 배우들이 활개를 치며 무대를 누빈다. 작품에 삽입된 곡명도 가관이다. `피똥물똥 살똥말똥 죽을똥말똥` `빨간휴지 파란휴지` `배고픈 식도락` 등 일반적인 뮤지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제목들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극은 아니다. 그린벨트로 묶인 달동네에서 마당에 지은 3평짜리 무허가 창고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박복녀 할머니와 후처댁으로 들어가 갖은 고생을 한 지화자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둘은 처량하게 `비내리는 고모령`을 부르며 회환에 젖기도 한다.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유행 중인 로맨틱 뮤지컬과는 확실히 모양새가 다르다. 애초 제목부터 수상했다. 애인도 아닌 `식구를 찾아서`라니.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이런 뮤지컬을 만들었을까. 

오미영 연출은 `식구를 찾아서`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직접 극본까지 쓰고 가사도 만든 그는 두 할머니를 통해 노인소외를 소재로 하면서도 결국 대안가족의 모습까지 이끌어낸다.   그 과정에서 대구 사투리를 기본으로 한 대사와 유머감각 넘치는 곡들이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한다. 적당한 신파를 어울려 감정의 온기를 유지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덕분에 작품은 그야말로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온 식구가 함께 봐도 누구 하나 어색하거나 지루하지 않을 만큼의 완성도를 갖췄다.

2010년 문화부 창작팩토리 우수지원작으로 선정됐고 2011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창작뮤지컬을 수상했다. 지난해 9월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서울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출연진을 보강해 6월24일까지 작년과 같은 장소에서 공연하고 있다. 02-2230-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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