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약세장으로 명백히 접어든 상황에서는 장중 3%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오기 어렵다. 반면, 오후 4시 마감을 앞두고 갑작스레 상승폭 3분의1 가량 빠져버린 막판 급락이 큰 부담이다.
월가에서는 이날 막판 급락을 파이낸셜 타임스(FT) 기사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17개 유로존 국가중에 적어도 7개 국가들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에 참여할 민간은행들의 부담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 때문이다.
UBS 파이낸셜 서비스의 아트 카신 이사는 "FT 보도내용이 돌면서, 민간 투자자들이 구제금융 지원 참여를 취소할 것이라는데 베팅하는 모습이 나왔다"고 전했다.
유럽이 재정위기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당연히 불거질 갈등으로 예상됐지만,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보도는 이런 시장의 허약한 믿음을 흔들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퍼스트 뉴욕 시큐리티즈의 톰 도니노 트레이딩 공동헤드는 "이 소식은 결정적으로 확정된 게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리스가 어떤 것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실제 시장의 생각에 가까워지고 있는게 아니다"고 진단했다.
허약한 기대감을 제공했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도, 많은 논의와 변화 가능성을 보이지만, 지금 시점에는 이행된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월가의 불만이다.
결국 당분간, 아니면 적어도 올 연말까지 줄곧 변동성이 확대돼, 주식은 높은 투자수익 회수의 기회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금은 우세하다.
세트라 파이낸셜 그룹의 브라이언 젠드로 시장스트래티지스트는 "우리는 숲에서 나오지 못했고, 아직 해법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유로존과 미국의 부채 문제는 여전히 해결난망"이라며 "이코노미스트와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약한 패치`라는 생각을 버리고, 상당기간 `느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랜드콜트 트레이딩의 토드 쇼센버거 이사는 "지금은 `매수자 부담원칙`의 시장이다"라면서 "시장이 지난주 급락에서 반등하더라도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매시간 트레이딩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지`뉴스가 나오고 있다"며 경계감을 보였다.
MF 글로벌 홀딩스의 제시카 호버슨 애널리스트는 "조금씩, 구제금융 지원 등 새로운 해법에 대한 모멘텀이 보이고 있지만, 반등하더라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노버스 시큐리티즈스의 다니엘 모건 포트폴리오 메니저는 "이날 반등은 지속적인 반등과는 거리가 먼 기술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