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파워'론은 오바마 차기 정부의 첫 주일대사로 내정된 하버드대 국제정치학과 조지프 나이 교수가 주창한 개념으로 군사, 경제력에 기반한 '하드 파워'와 문화, 가치관등의 '소프트 파워'를 조화시켜 외교정책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
힐러리 후보자는 이날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의 사회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스마트 파워에서는 외교가 대외정책의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며 "외교와 군사력을 함께 조화시킨 스마트 파워를 통해 미국의 리더십을 재건하고, 세계 우방국과의 상호협력 관계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는 어려운 일이지만 현명한 접근방법인 만큼 전 세계의 긴장국면을 해소하고 미국의 안보와 국익, 가치를 진전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외교정책은 경직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원칙과 실용주의에 기반해야 하고, 감정과 편견이 아닌 사실과 증거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해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명확한 증거도 없이 이라크전을 강행한 부시 행정부의 하드파워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만 힐러리는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단계에서는 최후의 수단으로서 군사력 사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힐러리가 이날 강조한 '스마트 파워' 외교는 "미국은 앞으로 더 강해지기 보다는 더욱 스마트해져야 한다"고 주장해 온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힐러리는 최근의 이-팔 사태를 비롯한 중동 지역 분쟁과 관련해 "오바마 당선인과 나는 하마스의 로켓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해야 하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무고한 시민들의 비극적인 인명피해를 간과할 수 없다"며 중동평화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또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북한과 이란의 핵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시급성을 갖고 '강경하면서도 현명하게' 행동할 것"이라면서 "시리아와 리비아등에 대한 북한의 핵기술 이전 의혹등을 중단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으며, 핵무기 비확산조약(NPT) 체제를 지탱해 나가는 데 지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는 이와 함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국, 아시아 우방국과의 동맹강화도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한국과 호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우방국들과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한 경제, 안보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후보자는 이날 상원 인준을 무난하게 통과할 경우 퍼스트레이디 출신의 첫 미국의 외교수장에 등극하게 되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콘돌리자 라이스에 이어 3번째 여성 국무장관이 된다.
이날 힐러리는 딸 첼시와 함께 청문회에 참석해 존 케리 위원장등과 기념촬영을 갖는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지만 남편인 빌 클린턴 前 대통령은 청문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