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GM 왜고너..성공한 CEO 반열에

화이자 CEO '위기 극복못해 퇴출'
  • 등록 2006-12-12 오전 8:27:02

    수정 2006-12-12 오전 9:59:57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된다.` 이는 특히 CEO들이 갖춰야 할 덕목인 것 같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넘어지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CEO가 능력있는 경영자라며 그런 점에서 릭 왜고너 제너럴모터스(GM) CEO가 `올 해 가장 성공한 경영자`중 한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 `위기를 기회로`

왜고너(사진)는 그야말로 지옥의 문턱을 극적으로 넘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자동차 업체 불황으로 지난해 겨울만 하더라도 그가 지금까지 CEO자리를 지키고 있으리라고 믿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회사 안팎에서 사임을 요구할 정도였으니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그는 사임요구를 일축하고 회사를 변화시켰다. GM의 금융부문 자회사인 GMAC 파이낸셜의 지분 51%를 매각해 140억달러를 마련했고, 90억달러를 절감하기 위해 3만4000명을 해고했다. 게다가 그는 얼마 전 커크 커코리언의 적대적 인수 위협에서 벗어났다.

마라콘 어소시에이트의 파트너 컨설턴트인 마이클 맨킨스는 “1년 전만 하더라도 왜고너가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다”며 "그러나 지금 그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휴렛패커드(HP)의 CEO인 마크 허드 역시 `천국과 지옥`을 오간 경우다. HP는 내부 스파이를 찾는다는 이유로 종업원들과 기자, 이사들의 통화내역을 기록했고, 이같은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그는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이런 행동이 오히려 그의 평판을 더욱 좋게 했다. 아울러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판매를 증가시키려 노력한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

◇ `위기를 위기로`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우는' CEO가 물론 훌륭한 경영인이겠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제약회사 화이자의 전 CEO인 헨리 맥킨넬(사진)은 `위기대응`에 관해 가장 쓴 맛을 봤다. 지난해 이맘때만 하더라도 가장 촉망받는 CEO중 한 명이었지만, 지난 8월 자리를 내놔야만 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40% 가까이 떨어진 책임을 져야만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주주들의 불만이 쌓이고 회사의 계획에 대한 내부 분쟁이 계속되는 데도 그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델 컴퓨터의 창업자인 마이클 델도 마찬가지다. 그는 최근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압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과 전화기를 기반으로 강력한 사업기반을 구축했던 `한 때의 영화`에 너무 취해있다 변화에 둔감해졌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송유관 부식을 방치했다가 석유누출 사고를 일으킨 BP의 존 브라운 CEO와 유행 변화에 둔감해 라이벌 업체에 밀리고 급기야는 투자 계획을 축소한 월마트의 리 스코트 CEO도 올 한 해를 `망친` 경영자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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