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에 상관없이 최상위권 학생들과 재수생들은 “대체로 작년 수준보다 어렵지 않게 출제돼 변별력이 없는 것 아니냐”며 “시험 점수를 통보 받을 때까지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1교시는 출제위원회에서 난이도를 높였다고 발표한 언어영역. 신재원(현대고 3)군은 “문제를 약간씩 비틀어서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성(등촌고 3)양 역시 “전반적으로 평이했지만 선택답안들이 비슷비슷해서 고르기가 쉽진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최상위권 학생과 재수생들은 “전반적으로 지문들이 익숙해 편하게 시험을 봤다”고 말했다.
▲ “수고했다, 얘야!”16일 오후 서울 풍문여고에서 수능 시험을 끝내고 나오는 한 수험생의 볼을 어머니가 어루만지고 있다. | |
3교시 외국어영역에서는 모든 수험생들이 “쉽게 봤다”고 했다. 김진희(풍문여고3)양은 “독해 1~2문제 빼고 나머지는 괜찮았다”고 했고, 유모(이화여고 3)양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하나도 없었다”며 안도했다. “시간이 남았다”는 학생도 있었다.
4교시에서 인문계와 자연계 학생 간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과학탐구 영역을 본 명덕외고의 한 학생은 “특이한 문제들이 많아서 꽤 어려웠다”며 “시험을 못 봐서 정신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 학생은 평소 과학탐구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재수생 안가람(단대부고)군은 “작년에 쉬웠던 물리가 특히 어려웠다. 다양한 유형으로 열심히 연습한 애들만 잘 풀 수 있게 문제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서울이 영하 0.1도까지 떨어지고 전국 대부분 지방이 영하권에 머물면서 수험장 주변을 지키던 학부모들은 추위에 떨었다. 인문계 수험생을 둔 한 학부모는 “작년에 비해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하니 대학선택을 한참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종로학원 이송희 평가부장은 “수험생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 한두 문제를 삐끗해도 원하는 대학에 못 가는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