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정훈기자] 간접투자상품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 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들은 주로 증권사 객장 창구나 자사 홈페이지를 활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TV 홈쇼핑을 통한 상품 판매가 시도되는가 하면, 급기야 펀드 거래만을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쇼핑몰까지 등장했다.
◇ TV홈쇼핑에 이어 온라인 쇼핑몰도 등장
펀드 판매의 새로운 변화는 지난 7월 TV 홈쇼핑을 통한 펀드 소개가 처음 이뤄지면서 부터 시작됐다.
지난 7월
굿모닝신한증권(008670)은 업계 처음으로 현대홈쇼핑을 통해 `산타클로스 적립식펀드` 판매 방송을 3차례 했다. 그후 미래에셋증권이 CJ홈쇼핑에서 `적립형 3억원 만들기 펀드` 판매방송을 실시했다.
지난달 31일에는
LG투자증권(005940)이 LG홈쇼핑을 통해 한국 미국 일본에 분산 투자하는 `LG 글로벌 적립식 펀드`와 최근 LG투자증권에서 가장 많은 판매금액을 기록하고 있는 `LG배당주 혼합펀드`를 판매했다. 이달중에도 우리홈쇼핑은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자산관리상품인 CMA와 적립식 펀드를 비롯해 1~2개 증권사의 적립식 펀드 상품을 방송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일 금융기관 최초로 펀드 거래만을 위한 온라인 펀드전용 쇼핑몰인 `금융상품백화점(fund.hantutams.com)`을 오픈했다.
`금융상품백화점`은 주식형 채권형 ELS 등 한투운용 및 국내 운용사의 다양한 펀드를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사이트로, 백화점 내에 `명품펀드몰`을 따로 둬 업계 수천가지 펀드 중 펀드 평가사가 검증하고 한투증권이 엄선한 `명품펀드`를 판매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갖춰 놓고 있다.
`금융상품백화점`을 통해 펀드 거래나 은행 이체를 하기 위해서는 한투증권 영업점을 한 번만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이같은 온라인 펀드전용 쇼핑몰은 다른 증권사들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대한투자증권이 `인터넷 인베스팅`이라는 이름으로 펀드전용 쇼핑몰을 개설할 예정이고,
키움닷컴(039490)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 홈쇼핑 호응 좋아..온라인쇼핑몰도 급성장 기대
TV 홈쇼핑에서 고객들의 호응도도 높았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첫 방송 이후 3000여통의 문의 전화가 폭주했고, 두 번째 방송에서는 무려 5000통의 전화가 온 것으로 밝히고 있다. LG투자증권도 2500통 정도의 전화상담이 이뤄졌다.
적립식 펀드 상품이 처음 도입된 시기에 홈쇼핑 전파를 타 큰 실적을 올리지 못했던 굿모닝신한증권은 그 효과만은 인정해 조만간 현대홈쇼핑을 통해 추가로 2차례 정도의 방송을 계획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마케팅부 정돈영 차장은 "첫 방송에서 큰 성과는 없었지만, 문의전화의 20% 정도를 실제 계좌 개설로 연결시켰다"며 "최근들어 전화 문의수나 계좌 개설율도 높아지고 있어 실질적인 판매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생각보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첫 방송 이후 바로 추가 방송을 해야 할 정도였다"며 "최근 적립식 펀드의 인기를 감안할 때 문의 전화의 절반 정도를 실제 펀드 가입으로 연결시킬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LG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어느 정도 수익으로 연결될 지 불확실한 상황이긴 해도 은행에 비해 영업 네트워크가 부족한 증권사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려는 홈쇼핑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만큼 판매 채널의 하나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게 될 인터넷 쇼핑몰 역시 출발부터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투증권 이명극 인터넷팀장은 "기존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로 계좌를 개설하는 건수가 하루 100~120건에 이르고 있고 펀드관련 뱅킹업무와 환매 등을 합치면 홈페이지 이용 고객이 하루 4000~5000건에 이르고 있어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들 고객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투증권도 기존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뱅킹과 신규 계좌개설 등 펀드 거래가 전체 펀드거래의 8% 수준에 이르고 있어 오래지 않아 인터넷 쇼핑몰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판매사 수익연결 여부는 미지수..`아직 실험단계`
이처럼 펀드 판매채널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 자체는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실제 이같은 채널 확대가 판매사의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투신증권사 관계자는 "TV홈쇼핑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보험상품과 달리 펀드 상품은 법적인 규제가 많아 판매가 어느 정도 늘어날 지 불확실하다"며 "실적 배당형이니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느니 하는 것을 자막으로 내보내고 있고 사후 검열도 있어 적극적인 상품 판매나 홍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아직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실제 효과에 대해 신뢰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어느 정도 참여가 늘어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에 대해서도 한투증권 관계자는 "증권사의 온라인 증권거래 경쟁과 마찬가지로 후발주자들이 어떤 형태로 경쟁에 뛰어드느냐가 수익성의 변수"라고 지적하고 "은행들의 계약형 펀드 판매나 향후 운용사들의 직접 펀드판매 등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