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전미영기자] 미국의 정보기술(IT)기업들이 개인용 컴퓨터(PC)와 핸드헬드기기 등 주요 전자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애플컴퓨터가 "i맥"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휴렛패커드는 지난 1월 749달러에 판매됐던 "파빌리온520n" 데스크탑을 최근 속도가 더 빠른 칩을 채용하는 한편 메모리와 하드용량을 줄인 "파빌리온540n"으로 교체하면서 가격을 100달러 인상했다.
NPD테크월드 집계에 따르면 데스크탑 컴퓨터의 평균 가격은 올 초 대당 814달러에서 838달러로, 모니터 가격은 298달러에서 322달러로 올랐다. 핸드헬드 기기의 값은 주요 생산업체인 팜과 핸드스프링이 가격전쟁을 종결한 지난 해 11월 이후 약 25% 급등, 평균 252달러에 팔리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주요 전자제품의 가격 인상폭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IT업체들DL 필수장치를 옵션화해서 가격을 인상시키는 자동차업체들의 전략을 채용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 인상분"이 적지 않다는 것.
컴팩컴퓨터의 경우 메모리 256메가바이트, 40기가바이트의 하드드라이브에 인텔 셀레론 칩을 장착한 "프리사리오5000" 데스크 탑 모델을 지난 1월 699달러에 판매했었다. 이 회사는 지난 달 이 모델을 "프리사리오4000"으로 대체하면서 가격을 695달러로 소폭 인하했으나 장착된 하드의 용량을 20기가바이트로 줄였다.
최근의 전자제품 가격 상승은 액정표시장치(LCD)와 메모리칩 등 주요 전자부품의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컴퓨터 모니터와 핸드헬드기기의 경우 이 같은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5인치 LCD 모니터에 대한 할인판매를 최근 중단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가격을 올린 뷰소닉의 경우 LCD 공급부족 현상이 해소되려면 일이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격 차세대(3G) 이동통신시대 개막을 앞두고 고부가가치 모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핸드헬드기기 업체들 역시 경비절감을 통한 가격인하 전략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컴퓨터의 경우엔 가격상승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플컴퓨터는 메모리칩과 평면형 모니터의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가 인상을 발표했으나 일부에선 애플의 예상과는 달리 칩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3월 PC판매가 저조하다는 점을 근거로 올 하반기엔 컴퓨터 가격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