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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에서 남성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활짝 웃었다.
박모(30) 씨가 일면식 없는 1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지 13분 뒤 인근에서 찍힌 장면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소름 돋는다”, “미쳤다”, “술 먹었다고 감형해주면 안 된다”, “빨리 신상 공개해라”라는 등 분노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에서 만취한 상태로 흉기를 들고 나온 박 씨는 지난 26일 0시 44분께 순천시 조례동 거리에서 A(18)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흉기를 버리고 달아난 박 씨는 거리를 배회하다 행인과 시비를 벌였고, 사건 약 2시간 20분 만인 오전 3시께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범행 직후 거리를 배회하던 박 씨는 맨발로 인근 호프집에 들어가 “결혼할 여자친구와 크게 싸웠다. 화가 나 술을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박 씨는 일면식도 없는 A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정확한 동기를 경찰에 진술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사건 당시) 소주 4병 정도 마셔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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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어 박 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순천시는 사건 현장에 A양을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했고 시민들은 국화와 간식, 추모글을 남기며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친구를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박 씨의 피습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A양은 최근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자신의 꿈은 경찰관을 준비하던 외동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전 아버지 약을 사겠다고 나간 딸과 마지막 통화에서 ‘밤길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 아버지는 박 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A양 아버지는 한 매체를 통해 “자식 보내놓고 마음 편한 부모가 없잖나”라며 “아내는 기절 지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