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이다원 기자]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 자체 생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차급(차체 크기)도 기존 경형에서 소형으로 변경해 출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체 생산 배터리는 현대차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인도네시아에서 설립한 배터리셀 합작사(JV)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다. 앞서 ‘전기차 대중화’를 천명하며 3000만원대(전기차 보조금 혜택시) 가격대로 선보인 기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에 탑재한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 현대차가 공개한 ‘캐스퍼 일렉트릭’ 티저 이미지.(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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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27일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할 캐스퍼 일렉트릭을 통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진 시장 판도에 변화를 주고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회 충전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 315km’를 확보하고 기존에 경차에서 소형차로 차급도 키우는 승부수도 띄웠다. 현행 경차 분류 차체 기준은 전장(차 길이) 3600㎜ 이내여야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만족스런 주행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서 ‘차급 변경’ 결단을 내린 것이다. 실제로 캐스퍼 일렉트릭은 소형 전기차로 등록해 지난 19일에 환경부로부터 전기차 주행거리 인증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시장에선 캐스퍼 일렉트릭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고자 NCM이 아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내다봤다. LFP는 주행거리는 짧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자체 생산한 NCM 배터리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함에 따라 가격 또한 동급차량이자 LFP 배터리를 장착한 기아의 ‘레이 EV’와 비슷한 수준인 2000만원대(전기차 보조금 혜택시)로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가성비를 극대화한 것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생산 배터리 차량을 늘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전기차 원가의 약 40%는 배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내재화를 강화할수록 가격 결정권을 쥐게 된다”며 “현대차그룹은 저가의 중국산에 대응하고자 전기차에서 배터리까지 수직계열화와 공정혁신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