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들고 모인 180만명…'50도 육박' 폭염에 사망자까지

성지순례 도중 요르단인 14명 사망, 17명 실종
  • 등록 2024-06-17 오전 7:32:40

    수정 2024-06-17 오전 7:40:01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이슬람교의 최고 행사인 성지순례 기간에 참여한 요르단 시민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 성지순례기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모인 전 세계 순례객(사진=SBS 뉴스 캡처)
16일(현지시간) 요르단 국영 뉴스 통신사인 페트라(PETRA)에 따르면 요르단 외무부 영사국은 성명을 통해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 정기 성지순례, 하지 도중 14명의 자국민이 사망했으며, 17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사우디 당국은 허가받은 공식 참가자 180만 명 외에 수십만 명이 더 성지 순례에 나선 상황이어서 파악되지 않은 희생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SBS는 16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사망·실종 경위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영사 국장인 수피안 쿠다흐 대사는 “사망자의 시신 매장 또는 운구 문제를 사우디 당국과 협조에 가능한 빨리 처리할 예정”이라며 “실종자 수색 관련 후속 조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는 무슬림의 5대 의무 중 하나로 일생에 1번은 메카의 대사원인 카바 신전을 방문해 성지순례 의식을 치러야 한다. 의식은 5~6일간 진행되는데, 올해는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다. 사우디 통계청은 올해 하지에 순례객 180만명이 메카를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한정된 장소에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이전에도 대규모 압사 사고 등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그런데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지는 하지가 최근 수년간 여름과 겹치며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순례자들은 높은 기온을 피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양산을 가지고 참여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최근 5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심혈관 질환, 열사병 등으로 숨진 사례가 늘고 있다.

사우디 보건부 장관 파하드 알 잘젤은 “지금까지 마샤르에서 의료진이 직접 치료한 폭염 스트레스 사례는 151건이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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