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이러한 영향이 하위 밸류체인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수출 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소재·부품·장비 쪽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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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코스콤 ETF 체크 등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는 한 주간 10.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반도체 핵심 공정’은 9.20%의 수익률을 올렸고, 신한자산운용의 ‘SOL 반도체 후공정’, ‘SOL AI반도체소부장’은 각각 7.98%, 6.53%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구성 종목으로 담고 있다는 것이다.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는 한미반도체(042700)(25.55%)와 리노공업(058470)(15.15%), 이수페타시스(007660)(12.86%) 등으로 구성돼 있다. ‘TIGER AI반도체 핵심 공정’도 한미반도체(23.01%), 이수페타시스(9.39%), 이오테크닉스(039030)(8.82%)를 주요 종목으로 담고 있다. ‘SOL AI반도체소부장’도 한미반도체(17.22%)를 비롯해 HPSP(403870)(10.89%) 등 비슷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집중 구성하고 있다.
그간 대형주가 강세를 보였다면 현재는 중소형 반도체 기업에 자금이 흘러들어 가는 모습이다. 통상 전방산업이 큰 움직임을 보이면 소재·부품·장비 등 업종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나 소재 쪽의 상승은 전방 산업의 설비투자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투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반도체 수출도 ‘청신호’…“반도체 사이클 개선 기대감”
이에 따라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률도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이수페타시스는 24.71% 올랐고, 원익IPS도 7.01% 오름세를 나타냈다. HPSP는 10.70%, 한미반도체는 16.3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0.20%, 0.05% 보합권 상승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가 당분간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도 회복세에 올랐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66.7% 늘어났고, 지난 2022년 9월 이후 내림세를 보이던 중국 수출은 17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반도체 수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 지표로 나타난 셈이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반도체 사이클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품 주의 움직임이 위쪽으로 가볍다”며 “전통적인 사이클을 보면 전방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투자 여력이 확대되면 투자가 밑에 밸류체인으로 흘러가 차례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AI라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니, 투자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눌려 있었던 소재·부품·장비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