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갈려, 순직하겠다”…일 몰린 응급의학과 교수, 尹에 호소

전남대 응급의학과 교수, SNS 글 게재
“병든 환자 떠나지 못해…몸 갈려” 호소
  • 등록 2024-02-28 오전 5:46:51

    수정 2024-02-28 오전 5:46:51

조용수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사진=조용수 교수 페이스북)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해 의사들의 집단 사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응급의학과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에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27일 조용수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님! 부디 이 사태를 좀 끝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조 교수는 “다 잡아다 감방에 쳐 넣든지, 그냥 니들 마음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면 안 되겠냐”며 “짖는 개는 안 무는 법이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 교수는 다수 의료진들의 이탈로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고 호소했다. 조 교수는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응급의학과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 게 죄는 아니지 않나.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 나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싸우는 놈 따로, 이득 보는 놈 따로. 지나고 보면 고생한 거 누가 알아주지도 않더라”며 “어차피 시민들에게 저는 돈만 밝히는 의새의 한 명일 따름이고 동료들에게는 단결을 방해하는 부역자”라고 했다.

조 교수는 “실상은 그저 병든 환자 곁을 차마 떠나지 못하는 소시민 의사일 따름”이라며 “총이든, 펜이든 얼른 꺼내달라. 이러다 저는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한편 정부는 2025학년 대입 전형부터 의대 정원을 기존(3058명)보다 2000명 증가한 5058명으로 확대하고, 지역인재전형 비율도 60%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방침에 반발해 의사들은 집단 행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벌이고 의료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협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에 대해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며 조정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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