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난해 우리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 중 러시아인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지난 2022년 10월 5일 포항에 입항했다가 11일 출항 한 러시아 요트 C호. (사진=안호영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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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법무부가 발간한 ‘2023년 12월 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난민 신청 건수는 총 1만8838건 중 러시아 국적자 난민 신청은 5750건으로 전체 30.5%를 차지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인의 난민 신청 건수는 전년(1038명) 대비 5배 늘었다. 이는 통계작성을 시작한 지난 1994년부터 2019년까지 26년간 총 러시아 난민 신청 건수(5814건)와도 맞먹는다.
난민 신청 사유로는 징집 거부 등의 사유로 ‘정치적 의견’을 꼽은 신청자가 4580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종교(2665건), 특정 사회 구성원(1205건), 가족 결합(887건), 인종(719건) 등 순으로 분석됐다.
1년새 러시아인 난민 신청이 폭증한 것은 2년째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전쟁 장기화로 추가 동원령이 나오면서 러시아인의 난민 신청이 몰린 것이란 분석이다.
| (자료=법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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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를 떠나 망명길에 오른 이들이 최소 수십만명에서 최대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포브스지도 러시아 당국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2022년에만 60만∼100만명이 러시아 국경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난민 신청이 폭증했지만 지난해 난민심사가 완료된 5950건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된 사례는 101건(1.7%)에 그쳤다. 이는 전년(3.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아어 담당 난민전문통역인은 전체 414명 중 63명(15%) 수준이다. 난민전문통역인은 난민심사공무원과 난민신청자 사이에서 진행되는 난민면접 과정에서 통역을 담당하는 전문가다.
한편 카자흐스탄(2094명), 중국(1282명), 말레이시아(1205명), 인도(1189명), 몽골(836명) 등이 난민 신청 건수에서 러시아의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