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번 주말 서울 도심에서는 정부의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행사와 맞불 집회 등이 동시에 열리며 교통 흐름이 혼잡할 것으로 보인다. 강서구청 사거리 일대에서는 분신한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씨를 기리며 ‘완전 월급제’와 ‘관리 감독 강화’를 촉구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결의대회도 예정돼 있다. 세종대로·화곡로 일대를 이동하는 시민은 대중교통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국민의힘이 이날 의결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규탄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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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 비상행동·이태원시민대책회의(대책위)는 3일 오후 2시부터 2시 30분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참사 외면! 거부권 남발 규탄! 국민의힘, 윤석열 정권 심판대행진’ 집회를 연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오후 2시 30분부터 5시까지 서울 용산구의 전쟁 기념관 북문까지 행진을 예고했다.
이들은 “끝내 윤석열 정부가 이태원 특별법을 거부했다”면서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159명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위헌 정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와 대행진에 시민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태원 특별법(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은 참사 당시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초 야권이 제출한 법안에 있던 ‘특검 추천권’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반대로 제외했다. 이 법은 야당인 민주당 단독으로 지난달 9일 국회를 통과해 같은 달 19일 정부로 이송됐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법에 적힌 ‘진상 조사를 위한 특조위’ 구성이 사법·행정 권한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진보·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등의 집회 세 대결도 이어진다. 매주 토요일마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며 촛불집회를 이어온 촛불전환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76차 정부 규탄집회’를 연다. 이들은 이날 집회 후 인근 도심지를 행진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신자유연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용산구의 전쟁기념관과 삼각지역 13번 출구에서 맞대응 집회를 연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서구의 강서구청 사거리 일대에서 ‘방영환 열사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연다. 고인이 된 방씨의 죽음을 기리고 택시 월급제 시행 확대 및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오후 3시부터 강서구청 사거리에서 우장 초등학교 맞은편, 경동 운수, 화곡로 등 2㎞를 행진한다.
2019년 8월 개정된 택시운송사업자의발전에관한법률(택시발전법)에는 “일반택시운송사업 택시운송종사자의 근로시간을 근로기준법에 따라 정할 경우 1주간 40시간 이상이 되도록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택시발전법에 따라 8월 24일부터 주40시간 노동에 따른 월급제가 전국적으로 확대시행된다. 공포 후 5년 내에 대통령이 확대시행일을 정하지 않으면 5년이 지나는 8월 24일부터 전국적으로 자동 시행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