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매체 “한국 청년, 러시아군 자원입대…푸틴 신뢰해”

  • 등록 2023-11-17 오전 6:06:57

    수정 2023-11-17 오전 6:06:57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한국 청년이 러시아군에 자원입대해 실전에 투입됐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사진=AIF 보도 갈무리)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AIF에 따르면 이 한국 청년은 서울에서 돈바스(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로 넘어와 러시아 제 1군단 소속 국제여단 ‘퍄트나슈카’에 합류했다.

텔레그램, 엑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방한용품으로 얼굴을 가린 채 영어로 인터뷰에 응했다. 나이 등 신원은 철저히 감췄다.

‘킨제르’라는 콜 사인(호출 부호)으로 불린다는 청년은 러시아 편에서 싸우기로 한 이유에 대해 “서울에 살면서 러시아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답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은 지금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성소수자(LGBT) 문제가 모든 곳에서 홍보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이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후 미국 상황은 더 나빠졌다”며 “미국은 더욱 자유주의화 돼 다른 나라에 이러한 가치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면 러시아는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보존돼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대통령 중 한 명이며 나는 그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기생충이다. 그에 대해 더 할 말이 없다”고 적개심을 드러냈다.

(사진=텔레그램 캡처)
청년은 특별군사작전 복무가 끝나면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해 흑해 인근 소치에서 살고 싶다고 희망했다. 소치는 러시아 내에서 날씨가 좋은 휴양지로 손꼽힌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지 않냐고 묻자 그는 “스마트폰이 있어서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다”며 “지금은 병영 생활에 막 익숙해지는 중”이라고 군 복부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가족과 친구들은 내가 자원입대한 사실을 모른다”며 “그냥 러시아에 간다고 말했을 뿐이다. 그들이 걱정할까 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청년은 러시아군에 자원입대할 때 ‘언어 장벽’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이후 영어와 번역기로 소통하며 친구를 사귀었다고 한다.

그는 “외국인을 러시아 군대에서 모집하는 시스템은 아직 잘 조직돼 있지 않다”며 “앞으로 시스템이 더 잘 갖춰지고 외국인이 러시아군에 입대하는 게 몇 배 더 쉬워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 청년은 현재 다양한 무기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등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5년 한국에서 드론을 날린 경험이 있다며 향후 러시아군에서 드론 운용을 숙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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