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함과 동시에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했다. 한미 금리는 현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상수지 적자 속에 한미 금리 역전폭까지 최대로 벌어진 상황이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겠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에 달러가 하락하고 있어 환율은 외려 하락쪽으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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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라는 점을 시사한 만큼 한미 금리 역전폭이 추가로 더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졌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 때 당장 금리 인상을 중단하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이제 최종금리에 가까워졌다는 의견은 나왔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파월 의장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했다. 그는 “FOMC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지 않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준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고 한은도 2월, 4월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동결기에 들어간 만큼 한미 금리 역전폭은 1.75%포인트 수준에서 더 줄어들거나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호주처럼 깜짝 금리 인상(0.25%포인트) 결정을 하지 않는 한 말이다.
다만 금융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에 초점을 맞춘다면 달러는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FOMC 회의를 앞두고 달러인덱스는 102선까지 올랐으나 3일(현지시간) 오후 5시 15분께 101.3까지 떨어졌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11bp, 7.5bp나 하락한 3.867%, 3.364%까지 내려왔다.
양국 모두 끈적한 근원물가를 잡기 위해 현재의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용 리스크에도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은행권 불안이 커졌지만 미국에선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화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분양 주택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부실화 문제가 가장 약한 고리로 언급된다. 역사적으로 고금리가 신용리스크를 동반해왔던 만큼 신용리스크 발발시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