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이동규 원장] 요즘 뇌혈관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뇌MRI 촬영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뇌MRI 검사의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머리가 아파서 뇌MRI 촬영을 하거나 건강검진 등으로 뇌MRI 검사 후, 이상소견이 있다고 하여 병원을 다시 찾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경우가 뇌MRI 검사에서 흰 점이 발견되는 경우이다.(그림1 참조) 초기 뇌졸중이나 미니 뇌졸중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흰 점은 과연 무엇일까?
|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이동규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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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비행물체를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라고 부르는데, 마찬가지로 뇌에 존재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흰 점을 UBO(Unidentified Bright Object)라고 부른다. 즉, 흰 점인데 정체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MRI상에서 정확히 결론을 내릴 수 없고 일단 사진 상에서 보이므로 UBO라고 표시하게 된다.
흰 점이 생기는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뜻은 원인이 여러가지라는 말과 같다. 제일 흔한 경우는 혈액과 산소 공급이 잘 되지 않아 발생하는 허혈성 병변이지만, 그 외에 뇌의 염증성 병변, 퇴행성 병변, 외상성 병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뇌의 혈액 공급은 여러 다양한 굵기의 대뇌 동맥에 의해 이루어 지는데, 뇌의 깊은 곳에 존재하는 뇌세포의 일부는 대뇌 동맥의 혈류 공급을 직접적으로 받지 못한다. 이러한 뇌의 부위를 분수령 구역(watershed area)이라 하고, 이곳의 산소 공급과 물질 이동은 확산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곳은 뇌혈관의 관류압이 낮아지게 되면 허혈성 병변, 혹은 뇌경색이 잘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허혈성 병변이 MRI상에서는 흰 점으로 보이는 것이다.
허혈성 병변을 발생시키는 주요한 원인은 동맥경화이다. 동맥경화라는 것은 혈관이 전체적으로 딱딱해지고 굳어지면서 좁아지려고 하는 성질을 말한다. 오래된 수도관이 녹슬고 이물질이 침착되어 좁아지는 현상과 비슷하다. 동맥경화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며, 이외에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술, 담배, 운동부족, 과체중, 복부비만, 심뇌혈관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뇌에 발생하는 허혈성 병변은 관리하지 않으면 추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흰 점의 개수가 늘어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뇌경색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는 말이 어눌해지거나 언어 장애가 생길 수 있으며, 편측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보행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운이 좋아서 뇌경색이 오지 않았더라도, 허혈성 병변의 진행은 전반적인 인지기능을 떨어트리고 궁극적으로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뇌MRI 검사 상에서 흰 점이 있다고 확인된 경우에는 뇌혈관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 내원하게 되면, 동맥경화도 검사나 허혈성 뇌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내과적인 질환과 관련된 혈액검사 등이 진행될 수 있다. 당뇨 환자는 혈당조절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며, 혈압도 자주 확인해서 조절하도록 한다. 고지혈증은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약물복용이 권유된다. 술, 담배는 끊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반드시 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