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2023학년도 서울대 정시 모집에서 국어 3등급을 받은 학생이 최초 합격을 하는 등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 국어 3~4등급을 받은 학생이 1차 합격 명단에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서울대 정문 전경.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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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서울대 등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 정시 합격 현황을 살펴본 결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에 국어 3등급, 수학 1등급, 영어 2등급, 탐구 각각 3·2등급을 받은 학생이 최초 합격했다. 그간 서울대 합격자들의 수능 성적이 모든 과목에서 1등급에 수렴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종로학원은 지난해 서울대 합격자 중 약 20%가 의대 등 타 대학 중복합격으로 서울대 등록을 포기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추가 합격자 발표로 정시 최초 합격자보다 합격 성적선이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정시 합격자에 국어 4등급 학생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게 종로학원의 설명이다.
자연계열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서강대 전자공학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중앙대 간호학과(자연) △경희대 간호학과(자연)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동국대 전자전기공학부 등에서 국어 3등급을 받았지만 최초 합격자가 발생했다. 심지어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 △경희대 공과대학(국제)에서는 국어 4등급 받은 지원자가 최초 합격했다.
이같은 원인으로는 통합수능에 따른 선택 과목에 따른 점수차와 함께 국어·수학 영역 간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국어 언어와매체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 수학 미적분 표준점수 최고점이 145점으로 국어와 수학의 격차가 11점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언어와매체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 미적분 147점으로 격차가 2점에 불과한 바 있다.
이렇게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대부분 주요 대학이 자연계열 정시 모집에서 수학 점수를 40% 이상 반영하며 국어 성적이 낮아도 수학 성적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뿐만 아니라 탐구 영역 성적이 낮더라도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을 경우 충분히 만회 가능한 구조가 됐다”고 평가했다.
종로학원은 이번 결과를 고려했을 때 수학 변별력이 정시 합격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결국 수학 잘하는 학생이 무조건 이기는 싸움이 됐다”며 “올해 수능에서 최대 피해자는 국어 영역에 모든 것을 쏟았던 국어에 강점이 있는 학생들”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