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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경남 고성군에서 만난 이규원 경남딸기원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딸기 품종이 동남아에서 높은 값을 받고 있는 일본산 딸기와 비교해 맛과 품질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이 대표가 딸기 농사를 짓기 전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딸기 품종은 아키히메·레드펄 등 일본 품종에 의존하는 상황이었다. 이후 국내서도 품종 교배 등을 통한 개발에 몰두한 결과 설향, 매향, 금실 같은 국산 품종들이 생겨났고 점차 일본 품종을 대체하게 됐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딸기 농장은 약 8만5000㎡ 규모로 고성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지난해 생산량은 약 175t으로 이중 80% 가량, 약 232만달러(약 29억원) 어치를 해외에 수출했다.
딸기는 정부가 수출 스타 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과일이다. 잇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농산물 개방 압력이 커지자 역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농산물 수출을 추진 중이다. FTA 보완 대책을 통해서도 품질 개발 등 농가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딸기 수출액은 6468만달러(약 802억원)로 전년대비 20.3%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서 물류난이 가중되자 딸기 전용 항공기를 운영하면서 홍콩·싱가포르 등 수출에서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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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는 ‘매향’이라는 딸기 품종을 재배했는데 지난해부터 ‘금실’을 재배해 수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매향은 국내 대표 품종인 설향에 비해 당도가 높고 품질이 우수해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편”이라며 “재배가 좀 더 쉬우면서 설형과 매향의 중간 정도 품질을 지닌 금실을 재배해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존기한이 길지 않은 딸기 특성상 수출의 관건은 숙성도다. 금실은 매향에 비해 재배 시 숙도(과일의 익힘 정도)가 더딘데 이 대표는 숙도를 최대한 높여 품질을 높인 후 빠른 배송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을 택했다. 재배 기간이 더 걸리고 보존기한이 더 짧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딸기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고 프리미엄으로 인정 받기 때문에 바이어들도 품질에 대해선 까다로운 편”이라며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품질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농가도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묘목을 외부에서 사다 키우는 농가들도 있는데 고른 품질을 꾸준히 내기 위해선 육묘 단계부터 직접 해야 경험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딸기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신남방 시장 수요의 한계, 최근 높아지는 물류비 등은 정부와 농가가 안고 있는 과제기도 하다. 물류비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에 따라 2024년부터 직접 지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늘어나는 유통비 부담은 수입국이 지지만 비용이 계속 증가할 경우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포장비 등 정부의 물류 지원 사업 등도 간접 지원 등을 통해 지속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 지원: 2022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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