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거부자 어떻게?…美 "햄버거 공짜" Vs 필리핀 "감옥행"

전세계서 백신 접종률 높이려 각종 유인책 등장
11억원 복권·15억원 아파트부터 닭한마리까지
韓, 노쇼 백신은 타인에게 넘기는 식으로 재고↓
백신접종 저조한 필리핀 "백신 맞을래, 감옥갈래"
  • 등록 2021-07-01 오전 7:00:00

    수정 2021-07-01 오전 7:00:00

미국 캘리포니아주 맥도날드 주차장 인근에 마련된 접종소에서 백신을 맞으면 햄버거 세트를 무료로 주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백신 맞으면 햄버거가 공짜”

미국 캘리포니아주 맥도날드 70여개 매장에서 지난 2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유인책을 제시했다. 주 보건당국과 손을 잡고 해당 매장에선 예약하지 않고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면서다. 맞은 사람에겐 햄버거와 음료 세트 메뉴를 준다.

이번 조치는 젊은 층에 백신 접종을 설득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에서 적어도 한 번 백신을 접종한 인구 비율은 61.2%로 미국에서 높은 편이지만, 12~17세 비율은 5.5%에 불과해서다.

전 세계 곳곳에서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유인책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에선 주정부가 나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는 백신 접종자에게 100만달러(약 11억3000만원)를 주는 복권을 추첨해 지난 26일 첫 당첨자를 발표했다. 뉴욕주는 1차 접종을 마친 12~17세 청소년 중 50명에게 공립대학 전액 장학금과 숙식비를 주기로 했다. 성인의 대마초 사용이 합법화된 워싱턴주에선 대마초까지 걸었다. 21세 넘은 성인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담배처럼 미리 말아놓은 대마초를 한 대 주겠다는 것이다.

홍콩에선 아파트 로또까지 등장했다. 부동산 재벌 기업인 응텡퐁 재단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1080만 홍콩달러(약 15억6708만원)어치 신축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홍콩에서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비율은 전체의 29%로 높은 편이지만 백신을 향한 불신은 여전히 높다. 홍콩중문대학이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6개월동안 백신 접종 계획이 없는 이들 중 25%만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했다. 부작용 우려와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이 원인으로 꼽혔다.

중국 맥도날드에선 백신 접종자에게 아이스크림을 준다. 백신 접종자가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1개 구매하면 1개를 더 주는 식이다. 이밖에도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는 매주 백신 접종을 마친 주민 중 한 명을 뽑아 어린 암소 한 마리를 주고 있다.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페카트에서는 45세 이상 백신 접종자에게 생닭을 선물로 주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심을 불식시키고자 이를 기획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이런 ‘생닭 선물’ 전략은 접종률 상승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주민 수백명이 백신 접종을 마치면서 선물용 닭 500마리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한국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금전적 대가는 없다. 다만 백신을 예약한 뒤 전화로 취소하지 않고 ‘노쇼’ 한 사람들의 백신은 다른 사람이 신청해 맞도록 하면서 남는 백신이 없도록 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7월부터는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사람들에 한해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유인책도 제시한다.

반면 공포정책을 펴는 곳도 있다. 필리핀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최근 TV 연설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을 감옥에 보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필리핀은 올해 올해 7000만명이 백신 접종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 접종을 완료한 인구가 250만여명으로 저조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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