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사인 모더나 테라퓨틱스의 창립자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석좌교수는 6일 이데일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모더나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데릭 로시(Derrick Rossi)·팀 스프링거(Tim Springer) 하버드 대학교 교수와 함께 2010년 모더나를 공동창립했다. 줄기세포 학자였던 로시 교수는 mRNA를 원하는 표적세포 유형으로 재분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랭거 교수는 인체의 특정한 부위에 정확히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1년 후 프랑스 출신의 사업가 스테판 밴셀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 본격적인 기업 운영을 시작했다.
모더나는 처음부터 mRNA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2013년 아스트라제네카와 심혈관과 대사 및 신장 질환의 치료를 위한 mRNA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에는 알렉시온제약과 크리글러-나자르 증후군 등 희귀질환 치료제를, 2015년에는 머크와 mRNA를 이용한 항바이러스 백신 및 수동면역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며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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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12월 임상 3상 결과 94.1%의 예방효능을 증명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2%, 얀센 백신 66%보다 높은 예방효능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mRNA 백신과는 예방효능(95%)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바이오벤처가 독자적으로 일군 성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모더나 백신은 콜드체인 조건이 영하 20도로 영하 70도 운송환경이 요구되는 화이자 백신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랭거 교수는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mRNA 백신이 가장 좋은(promisin)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른 백신들도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내년에도 코로나19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직 백신 예방효능 지속기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방역당국이 재접종 여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고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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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거 교수가 언급한 모더나의 백신 파이프라인은 절반 이상이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 혁신 신약)’다. 코로나19 백신은 이미 전 세계에서 1억명이 접종했고 최대 10억도즈(1회 접종분)이 더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 임상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는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백신 mRNA-1647, 임상 2상 계획인 지카바이러스(Zikavirus) 예방 백신인 mRNA-1893도 세계 최초 타이틀이 유력하다. 임상 1상을 앞두고 있는 메타뉴모바이러스(hMPV)와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PIV3) 예방을 위한 mRNA-1653,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인 mRNA-1345도 개발이 완료되면 세계 최초다.
랭거 교수는 mRNA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신약 개발의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봤다. 30년 전부터 mRNA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체내 전달기술이 없어 현실화되지 못하다가, 화이자·모더나의 백신 개발로 현실 구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19의 제약업계 연구개발(R&D) 전망에 대해 “바이오 분야에서 mRNA 요법이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밖에도 재생 의학, 약물 전달, 디지털 의학, 인공 지능(AI), 신경 과학 및 생체 재료도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