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투기' 터지자…투자자들 '그곳'으로 갔다

LH직원 광명·시흥 지구 땅 ‘사전 매입’
4월 신규택지 관심쏠려…김포 고촌·일산 원흥 유력
토지 매물 가격 높아져…작년엔 ‘수상한’ 거래량 증가
  • 등록 2021-03-16 오전 6:00:00

    수정 2021-03-16 오전 6:00:00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예전이면 평당 100만원이면 비싼 가격이었지만 이제는 싼 가격입니다. 2~3개월 사이에 땅값이 거의 1.3배 뛰었으니까요.”(경기도 고촌읍 C공인중개사무소)

정부가 오는 4월 추가 신규 택지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신규 택지 예상지들로 투자자가 벌써부터 몰리고 있다. 김포 고촌, 고양 원흥 지구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토지수용 시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흥시 과림동 일대에 묘목이 식재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제공)
4월 신규택지 발표 예고…매물 거두는 땅 주인들

12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전답지의 시세는 3.3㎡당 150만원에 형성해있다. 두 달 전보다 약 30만원 가량 높아진 호가다. 대표적으로 전답지 1317㎡의 호가는 약 6억원이다. 인근 공인 관계자는 “작년에 신규택지를 발표한다고 예고가 나온 이후 관심이 높아졌다”며 “일부 논밭의 땅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김포 고촌읍을 신규택지 후보지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고촌은 임야와 논밭이 많아 개발이 용이한데다가, 서울과도 인접하기 때문이다. 올림픽대로와 서울 외곽 순환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강서구에 10분 내 진입이 가능해 마곡 등 서남권 직장인들의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김포 고촌은 GTX-D 노선 유치 이슈도 있고 땅도 넓은 편에 속해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포 고촌읍의 거래량도 작년 들어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고촌읍 태리의 토지 거래량은 매년(2017년~2019년) 약 70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1건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6~9월)에만 51건의 토지 거래가 이뤄졌다. 태리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임야나 논밭 등 쪼개기 거래가 많았다”며 “언젠가는 개발될 땅이라는 소문이 투자자들 사이에 돈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작년 고양시 원흥 땅 매입 3배 증가…“잘 못하면 물린다”

다른 지역인 고양시 원흥 일대 땅값의 호가도 오름세다. 인근 고양 창릉지구가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개발 효과를 노린 수요에 보상금까지 노린 투자자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의 설명이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원흥 일대 나대지의 호가는 전용 3.3㎡당 1400만원대에 형성해있다. 인근 공인C는 “3년 전과 비교해 약 300만원 가량 높아진 가격”이라며 “어차피 사두면 나중에라도 정부 계획으로 개발 된다는 생각이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했다.

고양시 원흥동의 작년 땅 거래량도 평년 대비 3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2017년~2019년 매년 평균 30건 미만에 그쳤던 원흥동 땅 거래량은 2020년 89건으로 늘었다.

기획 부동산 등으로 ‘쪼개기 매입’ 된 땅도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거래된 2149㎡의 임야(62-x번지)의 소유주는 22명에 달한다. 약 100㎡씩 나눠가진 이 땅의 소유주들은 서울부터 고양까지 모두 다양하다.

인근 K공인은 “지난해 땅 투자 바람이 불면서 작은 땅들을 모두 나눠가지는 기획부동산이 판쳤다”며 “고양시에는 임야와 논밭 등이 많아서 타겟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신규택지에 포함된다는 소문이 들리면서 매수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토지 보상 등을 노린 땅 매입이 큰 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한다. 특히 추후 개발이 무산될 경우의 리스크도 분명하다.

이창동 벨류맵 수석연구위원은 “만약 자신의 땅이 토지보상 대상이라할 지라도 개발 이익은 보상금에 포함하지 않는다”라며 “자신이 산 시세에 조금 얹은 정도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만약 인근 개발 호재 등을 노리고 토지 투자를 했다할 지라도, 해당 토지 개발 계획이 무산된다면 오히려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섣부른 투자에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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