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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국무부 부장관 공식 지명된 웬디 셔먼(사진·72)을 두고 한·미 외교가에서 내놓은 분석이다. 국무부 내 토니 블링컨 장관 지명자에 이은 서열 2위지만 경험·경력 등으로 봤을 때 블링컨 장관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과시하는 거물급의 귀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셔먼은 한국의 김대중 정부 시절 대북 ‘햇볕정책’에 손발을 맞춰온 빌 클린턴 2기 행정부 말기(1999~2001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 활동한 전형적인 ‘대북 관여정책’ 신봉자이다. 대북 문제보단 대중(對中)·대(對)이란 문제를 최우선시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블링컨·설리번(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 내정자) ‘투 톱’ 체제에서 셔면의 등장은 한국 정부로선 반가운 소식이다.
셔면은 평소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클린턴 행정부 마지막 국무장관이었던 매들린 울부라이트를 꼽는다. 2000년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과 울부라이트 전 장관의 평양 방문을 이끌어 낸 셔먼은 사석에서 평소 사석에서 이를 일생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아왔다고 한다.
미 정가에서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관여정책에 나선다면 최고 핵심은 셔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선 셔먼이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 당시 미국 협상단의 실무를 총괄 지휘했었던 만큼 이를 통해 이란식(式) 해법을 북핵 문제에 대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셔먼이 이들 3국의 과거사를 무시한 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2015년 2월 연설에서 당시 일본과 척을 졌던 박근혜 정부를 겨냥, “민족주의적 감정은 여전히 악용될 수 있다. 정치 지도자(박 전 대통령)가 이전의 적(일본)을 비방해 값싼 박수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는 진실을 알리는 진보가 아니고 우리를 마비시키는 일”이라고 말해 충격을 준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아메리카 퍼스트(미 우선주의)’ 정책으로 뒤로 밀렸던 동맹파들이 일거에 전면에 나서는 분위기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핵심 난제인 대중·대북 문제 풀고자 한·미·일 3각 동맹 재건에 나서는 과정에서 한·일 갈등이 분수령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용어설명> 대북관여정책이란
직접적으로 북한의 행동을 제한하거나 또는 간접적으로 북한의 국내 정치적 균형·내부 정세에 영향을 미쳐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