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가 5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그러나 증거금 1억원을 넣어봐야 1~2주를 받을까 말까 한 상황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청약에 도전하길 고민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마이너스통장(마통)을 뚫어 얻을 수 있는 수익과 공모주 펀드에 가입해 얻을 수 있는 수익, 또 CMA에 예치해서 얻는 수익 중 어느 쪽이 더 높을까?
5일 이데일리가 수중에 4450만원의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를 가정해 빅히트 청약 수익률을 계산해봤다. 빅히트의 일반 청약 증거금은 카카오게임즈(293490)(58조 665억원)보다 더 모인 65조원으로, 경쟁률은 675.28:1을 기록했다는 전제를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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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여윳돈 4450만원에 5000만원 어치 마통을 뚫어 9450만원을 만들면 총 1400주(1억 8900만원)를 청약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쟁률에 따라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은 단 2주. 한 주 당 가격이 13만 5000원이니 27만원어치를 받는 셈이다.
하지만 마통으로 5000만원을 끌어다 썼기 때문에 대출이자를 갚아야 한다. 은행연합회 고시 기준 마통 평균금리가 가장 낮은 우리은행(2.61%)에서 환불일을 감안해 3일간 대출했다고 가정하면 이자는 1만 716원이다. 대출 갚고 남은 돈은 42만 1274원으로, 자금(4450만원) 대비 수익률은 단 0.94%가 된다는 계산이다. 공모주 자체의 수익률은 160%에 달하지만, 청약 경쟁률과 대출이자를 감안하면 1%도 안되는 수익률이 나온단 것이다.
공모주 펀드 수익률은 ‘0.54%’
펀드를 통한 간접적인 투자는 어떨까? 최근 투자자 사이에선 펀드를 통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로또 청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들이 청약에 몰려들면서 이럴 바에야 더 많은 물량을 우선적으로 배정받는 기관이 운용하는 펀드에 드는 게 낫다는 판단이 선 까닭이다.
하지만 펀드를 통한 투자도 수익률이 그렇게 높진 않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9월 10일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일 주가가 펀드기준가에 반영된 9월 11일 기준 일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공모주 펀드는 평균 0.5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빅히트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첫날인 5일 증거금은 8조 6242억원이 모여 8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 첫날 청약증거금만 16조 4000억원이 모여 경쟁률이 427.45대 1에 육박했던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열풍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SK바이오팜(326030)보다는 경쟁률이 높은 수준인데, SK바이오팜의 경우 공모 첫날 청약증거금이 5조 9412억원 모여 경쟁률은 61.93대 1을 기록했었다.
애초 빅히트 공모에 100조원 가량의 증거금이 모일 것이라고 예상됐던 만큼 첫날 청약은 저조한 수준이다. 공모에 참여한 기관투자가의 56.1%가 보호예수 확약을 걸지 않아 상장 첫날 물량이 대거 나올 수 있는 데다, 수익모델이 사실상 BTS 하나 뿐인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주식투자자는 “카카오게임즈도 상장 직후 하락했고 SK바이오팜도 보호예수 풀리자마자 급락한 걸 보고 빅히트 청약을 단념했다”며 “믿을 건 BTS 뿐인 회사 상장가가 13만 5000원인 것도 높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공모 첫날 빅히트의 증권사별 청약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114.82:1) △미래에셋대우(87.99:1) △NH투자증권(69.77:1) △키움증권(66.23: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