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침묵 속 연장된 '지소미아'…韓은 "언제든 종료가능"

지소미아 종료 여부 놓고 한일 해석 엇갈려
日관방장관 "지소미아 안정적 운용 중요…韓에 적절한 대응 요구"
  • 등록 2020-08-25 오전 12:00:00

    수정 2020-08-25 오전 12:00:00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과거사 문제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종료 직전까지 갔던 한일 군사정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다시 종료 통보 기한을 맞았지만 양국이 침묵하며 사실상 연장됐다. 그러나 ‘종료 통보 효력 정지’라는 애매한 상황을 놓고 한일 양국의 해석이 달라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24일 자정이 지났다. 양국 간 협상에 따르면 지소미아를 종료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 당사자가 다른 쪽 당사자에게 이 협정을 종료하는 의사를 90일 전에 외교 경로를 통해 서면 통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매년 8월 24일마다 별도의 종료 통보 없이 지소미아 효력을 1년씩 연장해왔다.

이날 역시 양국 모두 지소미아에 대한 종료 통보를 하지 않았다. 다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종료 조건을 놓고 한일 양국의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종료 통보’를 ‘유예’한 것이기 때문에 이 ‘90일 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22일 언제든지 지소미아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지소미아 종료 효력을 정지한 것”이라며 “지소미아는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 정부가 언제든지 종료 가능하며 협정을 1년마다 연장하는 개념은 현재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한국의 입장에 대해 일본은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하고 있다. 한일 외교 당국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한국의 주장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주장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음으로써 논쟁을 차단하고 지소미아 효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이날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일 안전보장분야에서의 협력과 연계를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소미아의 종료 이유로 내걸었던 수출 규제 조치 동향에 따라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권리 행사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출 규제를 회복하기 위한 양측의 협상은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한 채 한국 정부는 지난 7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을 제소했다.

일본은 일본대로 한국 대법원의 판결대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압류돼 징용 피해자에게 지급될 경우, 강도 높은 보복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이 최근 대구지법 포항지원의 주식 압류명령에 즉시 항고하면서 연내로 예상됐던 현금화 조치는 다소 미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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