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학교에!"…매일 인덕원중학교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

주인공은 학교 과학 과목 담당 강정훈 교사
"코로나에 지친 학생들에게 기쁨주려 시작"
10여개 히어로 캐릭터 분장 학생들과 인사
사진찍으려는 학생들, 줄지어 기다리기도
주민들도 웃으며 구경…지역사회에도 영향
  • 등록 2020-08-06 오전 12:02:00

    수정 2020-08-06 오전 12:02:00

슈퍼맨 복장을 한 강정훈 교사가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강정훈교사)


[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우리 학교에 슈퍼맨이 나타났어요.”

경기도 안양시의 인덕원중학교. 매일 아침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이면 교문 앞에 슈퍼맨이 나타난다. 오늘은 슈퍼맨, 내일은 베트맨, 또 어떨 때는 캡틴아메리카도 등장하고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쏘기도 한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히어로들이 매일 순서를 바꿔가며 교문 앞에 나타나자 처음엔 학생들도 깜짝 놀랐지만 이제는 히어로와 셀카도 찍고 외계인에게 잡혀가는 선생님을 구하려 들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히어로 복장 안에는 이 학교에서 과학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강정훈 선생님이 있다.

강 교사는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힙겹게 등교수업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과거의 즐거웠던 학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학생들에게 ‘학교에 가면 흥미로운 일이 있다’ 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히어로 복장을 입기 시작했다”며 “온 세상이 코로나19 때문에 뒤숭숭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웃으면서 등교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 학기를 이렇게 히어로 복장을 하고 등교 때 마다 학생들을 만나다 보니 날씨가 너무 덥거나, 비가 많이 오는 날 분장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왜 오늘은 슈퍼맨이 없냐”고 묻기도 한다.

이렇게 학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여는 강정훈 교사는 경기도교육청 최초로 장학사에서 학교 현장에 평교사로 돌아간 ‘천생교사’다. 교육청 장학사로 있게되면 교육행정을 계속 하거나 학교로 돌아간다 해도 관리자로 복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는 “교육청에서 행정을 해도 보람이 있지만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에는 또 다른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강 교사가 말하는 교사로서 느끼는 ‘학교에서의 보람’은 어찌보면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시작한 히어로 복장이 이제는 마을 전체로 확대되고 있어 강 교사는 더욱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외계인에게 잡혀가는 선생님을 구하려는 학생들.(사진=강정훈교사)


강 교사는 “1학기 개학 이후 거의 매일 히어로 복장을 하다 보니 교문 앞을 매일 지나가는 근처 초등학교 학생들도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일도 벌어진다”며 “어떤 초등학생은 지구를 구해준 슈퍼맨에게 사탕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을 지나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히어로와 학생들이 즐겁게 인사하는 장면을 뿌듯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이 학교 학생들의 동생들은 교문 앞 히어로를 보려고 빨리 중학교에 입학하고 싶어 한다는 학부모들의 연락도 여러 번 받았다.

그는 “인덕원중학교 학생들에게 재밌는 일을 선사하기 위해 시작한 히어로 복장인데 지나가는 다른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까지 즐거움이 전파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더욱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교사 한 명의 사소한 관심과 노력이 학교 담장을 넘어 지역사회에 까지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 놀랍다”고 설명했다.

슈퍼마리오 복장을 한 교사와 학생.(사진=강정훈교사)


강 교사는 “요즘에는 교사가 나서서 학생들에게 다가서면 학생들이 이를 경계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히어로들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나타나는 것처럼 학생들도 순수하게 교사의 마음을 받아들여 교사와 학생이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하는 학교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