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해상풍력 본격화…“신재생 11.3조 투입” Vs “제2의 4대강”(종합)

산업부·해수부·환경부, 2020~2025년 그린뉴딜
태양광 이어 해상풍력, 전국 13곳 입지 조사
2010년 MB정부 녹색성장·해상풍력 닮은 꼴
경제성 불투명, 어민·환경단체 “난개발 반대”
  • 등록 2020-07-17 오전 1:00:00

    수정 2020-07-17 오전 1:00:00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 개원 연설에서 한국판 뉴딜 관련해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이라며 “정부의 과감한 투자는 위기극복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문재인정부가 그린뉴딜 일환으로 해상풍력 발전을 본격 추진한다. 신재생·조선·해양산업, 지역경제를 살리고 미래 일자리를 창출하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어민들과 환경단체는 해상풍력 발전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조업 피해까지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해상풍력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환경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그린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산 기반 구축 및 공정한 전환 지원’ 사업에 올해부터 2025년까지 총사업비 11조3000억원(국비 9조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 3만8000개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정부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의 입지를 발굴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대 13개 권역의 풍황을 계측하고 타당성 조사 지원, 배후·실증단지의 단계적 구축을 추진한다. 해상풍력 터빈을 시범운영하는 테스트베드는 경남 창원에, 실증단지는 전남 영광에 구축한다.

해수부는 공유수면 및 해양환경관리 관련 법령을 개정해 해상풍력 제도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박준영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은 “산업부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어민들과 상생하는 구조를 논의 중”이라며 “질서 있게 해역 관리를 하면서 해양풍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그린뉴딜 계획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재생에너지 3020’의 후속 대책이다. 산업부는 2017년 12월에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서 신규 풍력 설비를 2017년에 1.2GW에서 2030년에 17.7GW로 14.8배 확대하기로 했다.

당시 산업부는 단기적으로 500MW 이하 중·소규모 해상 풍력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 해양플랜트 수출 산업화, 민간투자 활성화, 조선산업 진흥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또 100M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운영할 경우 지자체 및 지역주민에게 매년 약 20억~30억원의 추가 혜택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MB정부 해상풍력 계획 ‘용두사미’

그러나 우려도 크다. 얼마나 경제적 효과가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식경제부(현 산업부)는 녹색성장을 추진한 이명박정부 때인 2010년 10월에 “해상풍력을 제2 조선산업으로 키우겠다”며 신재생에너지 산업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서남해권에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스타기업 50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이같은 전략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해상풍력의 경제적 효과가 정부 예상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민들 반발도 거세다. 바다 난개발로 제2의 4대강 사업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수협중앙회가 한국법제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발전산업이 해양환경 및 수산자원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제도개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영국·독일·네덜란드·덴마크 등 해상풍력을 추진한 국가에서 △해양서식지 소실·방해 △소음·진동·전자기장 발생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피해가 확인됐다.

어업계 관계자는 “어민들의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난개발로 해상풍력발전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며 “체계적으로 해양 공간계획을 수립하고 어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반영하는 제도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도 “울산시가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나 고래와 바다새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가지고 해상풍력의 친환경성을 주장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며 “산업부, 환경부, 해수부는 해양생태계를 꼼꼼하게 보호하는 해상풍력 관련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신규 풍력 설비를 2017년에 1.2GW에서 2030년에 17.7GW로 14.8배 확대할 계획이다. 단위=GW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의 탐라해상풍력발전 모습. [사진=이데일리 김일중 기자]
국내 해상풍력단지 개발계획 현황. 2018년 6월 기준. [출처=수협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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