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대형 마트들이 오프라인 매장과 유휴자산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활로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맞춰 새로운 콘셉트의 점포를 확대해 고객들을 다시금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
문닫고 유휴자산 매각하고… 몸집 줄이는 마트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들은 최근 5년 사이 매장 수를 줄였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9월 동김해점에 이어 같은 해 11월 부천 중동점의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2017년 142개던 홈플러스 전국 매장은 140개로 축소됐다. 또한 칠곡 및 인천 연수원 부지 등 유휴자산을 매각해 현금 136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업계 1위인 이마트 또한 지방 매장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매장 구주조정을 진행 중이다. 2017년 서울 장안점, 울산 학성점을 폐점한데 이어 지난해 부평점, 대구 시지점, 인첨점을 올해에는 고양 덕이점, 서부산점, 광주 상무점의 영업을 종료하며 2016년 147개던 매장이 올해 140개로 줄었다. 또한 2017년 코스트코 서울 양평점과 대구점, 대전점 3개점이 입점된 이마트 소유의 부동산 등 관련 자산도 일괄 매각했다.
대형마트들이 매장 정리에 나선 까닭은 이익률이 감소하는데 반해 임차료 등 고정비용에 대한 부담이 올라간 탓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 3사의 매출총익률은 27.2%로 2014년 28.3%에서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고정비용 부담율은 13.9%에서 16%까지 상승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매장 및 유휴자산 정리만으로는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2017년 이후 대형마트 일부 부진점포 폐점이 있었지만 신규 출점도 지속해 전체 점포 수에 큰 변동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유휴자산 매각도 이마트 이외에는 실질적인 성과가 저조한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
대형마트는 부진한 점포를 폐점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존 점포 부지를 유동화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리츠를 설립하고 강남점·광주점·창원점 등 백화점 3곳과 대구율하점·청주점·의왕점·장유점 등 마트 점포 4곳, 아울렛 2곳 등 총 10개의 자산을 편입해 지난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유동화를 통해 마련한 실탄만 약 1조원에 달한다.
자금을 마련한 대형마트들은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신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마트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승부수를 띄웠다. 코스트코와 마찬가지로 대용량 제품을 판매하는 창고형 마트를 표방하고 있지만 연회비를 내야하는 불편을 덜었다. 무인 계산대도 운영해 계산에 시간이 지연되는 점을 기피하는 젊은층을 공략하고 인건비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매출 증가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11월 누계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2.3% 성장했고 노브랜드 등 전문점 부문 매출액도 34.2% 늘어났다. 이에 힘입어 2015년 10개에 불과했던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올해 18개로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창고형 할인점 홈플러스 스페셜을 지난해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창고형 마트가 대용량 제품만을 다루는 것과는 달리 소포장 상품까지 구비해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지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대구점을 시작으로 현재 총 2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 스폐셜은 기존 점포보다 매대 사이의 간격을 최대 22%까지 늘려 고객 간 충돌을 방지하고 홈플러스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 비중도 늘려 쾌적한 쇼핑을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했다”면서 “식품업계 종사자, 대가족 뿐 아니라 1~2인 가구도 쇼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정립해 신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