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 대표업체 꿈꾸는 이더블유케이…"지진우려 이상無"

제3공장 증설로 원스톱 공정 과정 완성
"포항지진에 위험하다 인식 퍼질까 우려"
포항지진 촉발한 지열발전과 다른 방식
"견조한 매출+주주 친화방안 고민할 것"
  • 등록 2019-04-08 오전 6:00:00

    수정 2019-04-08 오전 6:00:00

부산시 강서구 미음동에 자리한 이더블유케이 제1공장 전경(사진=김성훈 기자)
[부산=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식목일이던 지난 5일 김해국제공항. 절정으로 치달은 벚꽃 길을 지나 30분쯤 달리면 넓은 대지 위에 들어선 미음산업단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대지위로 덤프트럭들이 막바지 공단 조성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길 건너로 눈을 돌리면 지열(地熱)발전설비 전문기업인 이더블유케이(258610)가 얼마 전 문을 연 제3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공장 안에 들어서니 국제규격 축구장(약 2000평)만한 공장 안을 꽉 채운 응축기가 눈에 띄었다. 이더블유케이 관계자는 “열기수화기와 응축기 생산을 위한 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제3공장이 업무에 나서면서 시장 상황에 흔들림 없이 작업을 이어나갈 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제3공장 증설…제조공정 원스톱 솔루션 완성

이더블유케이는 2009년 5월 19일 설립한 지열발전설비 기업으로 2017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지열발전이란 지열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열발전에 필요한 열수기화기와 응축기 등을 생산해 오르마트(ORMART) 등 글로벌 4대 지열발전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회사는 한발 더 나아가 발전소를 만들어 운영하는 민자발전(IPP)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자회사를 통해 터키 아이딘주(州) 정부와 지열발전 IPP 계약을 체결하며 중장기 사업을 위한 첫 발을 떼기도 했다. 최근에는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늘면서 전체 매출비중에서 화공·LNG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1.4%에서 6개월 새 30%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매출·사업 다양화에 신공장 증설로 탄력받기 시작한 이더블유케이를 덮친 이슈는 포항 지진이다. 지난달 20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이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지진(규모 5.4)의 원인이 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서다.

부산 본사에서 만난 부태성 이더블유케이 대표는 “포항지진으로 피해를 보신 국민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이더블유케이가 진행 중인 지열발전 사업까지 덩달아 위험하다는 인식이 심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더블유케이가 얼마 전 문을 연 제3공장에 놓여있는 지열발전설비 응축기(사진=김성훈 기자)
포항지진 촉발 지열발전과 다른 방식…우려 번질까 걱정

이더블유케이는 지열발전 방식 중 가장 대표적인 바이너리(저온) 사이클(binary cycle) 발전설비를 생산한다. 지열발전을 하려면 지하에 뜨거운 증기나 물이 있어야 하는데 바이너리 사이클 발전소는 다른 방식보다 필요로 하는 온도가 낮다. 포항지진 원인으로 꼽히는 지열발전 방식인 ‘인공저류층지열시스템’(EGS)이 인공으로 시추공(주입정)을 지하 4~5㎞까지 뚫은 뒤 물을 넣어 데우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부 대표는 “미국과 영국, 터키, 칠레 등 8개 나라에서 바이너리 방식으로 50개 프로젝트가 이뤄지고 있지만 지진 이슈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지열 발전하면 지진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때마다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더블유케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235억원으로 전년(240억원)보다 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2억원에서 21억원으로 4.5% 줄었다. 회사 측은 지난해를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힘을 모은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신공장 증설에 매출이 늘어난 LNG 사업용 석션베셀(Suction Vessel) 생산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 대표는 “현지 사정이나 일정 지연에도 흔들림 없이 가기 위한 초석을 닦았다”며 “당장의 매출에 연연하기보다 멀리 가기 위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스닥 상장 이후 IPP로 가기까지 3~5년 걸릴 것으로 봤는데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차근차근 한 단계씩 단계를 밟아 견실한 실적을 올리는 한편 배당 등 주주 친화를 위한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부태성 이더블유케이 대표(사진=이더블유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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