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심사 관리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들의 차주 종합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22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27) 이후 3분기 만에 최고치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차주의 신용위험이 점차 높아지는 흐름에 따라 심사 관리에 밝은 여성 임원들도 약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풍의 시초 격인 권선주(62) 전 IBK기업은행장부터 그렇다. 권 전 행장은 지난 2013년 행장에 오르기 직전 기업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본부장(부행장)으로 일했다. ‘마더 리더십(mother leadership)’으로 심사 쪽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결국 우리나라 첫 여성 은행장까지 오른 것이다.
권 전 행장은 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요즘 보니 대부분 은행에서 여성 임원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 같더라”며 “다 능력을 갖춘 분들이고 잘 하고 있어서 마음으로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은퇴한지 오래됐다”고 손사래 치면서도 수화기 넘어 들린 그의 목소리는 밝았다. 국내 최초의 여성 은행장인 그가 물꼬를 트면서 여성 임원 시대가 개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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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 부행장은 10년 넘게 여신 분야에 몸담은 베테랑이다. 그가 여신운영그룹장에 오른 건 ‘여신=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방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행장의 ‘따뜻한 리더십’이 심사 쪽에서 오히려 강점이 됐다는 게 안팎의 평이다. 최 부행장은 “무엇보다 타인들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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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장이 2004년 KB국민은행에 합류했던 것도 ‘주특기’ 리스크 관리 업무 때문이다. 전 직장인 삼성화재에서 자산리스크관리부장을 맡으면서 KB국민은행으로 스카우트 됐고 합류 이후 시장운영리스크 부장을 지냈다. 이어 KB금융그룹 내에서 KB국민은행 자산리스크관리부장,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책임자 등 요직을 잇따라 맡았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대표이사인 박 사장은 ‘권선주급’으로 올라섰다”는 말이 나온다.
박 사장은 꼼꼼한 업무 처리에 화통한 성격까지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KB금융 내에서 별명이 ‘여장부’로 통한다. 박 사장은 “남성과 여성 차별없이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받는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