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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자동차 전장부품 모두 기본은 반도체다. 빅데이터를 처리하고 복잡한 연산을 가능케하는 부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AI 용 칩셋부터 내장형 AI, 자율주행 시스템과 자동차용 시스템 온 칩(SoC)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도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 서밋’에서 “세상을 바꿀 AI를 만들 힘이 삼성에게 있다”며 “자율주행차 1대는 4테라바이트의 엄청난 데이터를 쏟아내는데 이는 반도체 산업의 큰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외적으로는 공격적인 인재 확보와 인수합병을, 내부적으로는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쏟아부어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은 9조원을 들여 인수한 하만이 주도하고, 계열사들도 일제히 육성한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009150), 삼성SDI(006400) 등은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배터리, 인포테인먼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디스플레이, 프로세서 등 전장 부품을 전방위로 키우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시기를 대비해서다.
지난해에는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세계 최초로 7나노 극자외선 노광기술을 도입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은 현재 세계 시장점유율 4위에 그친다. 하지만 업계 2위 글로벌 파운드리가 7나노 공정을 포기하면서 차세대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할 기업은 2~3곳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1990년대 수십개 업체가 난립하던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4~5곳으로 정리되던 상황과 비슷하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 투자할 당시에는 누구도 오늘날처럼 초격차를 벌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4차산업혁명의 파도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초격차를 벌린다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