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뭉클한 열흘이었다. 49개국 570명의 선수들이 펼친 감동의 평창동계패럴림픽 일정이 어제 모두 막을 내렸다. 장애를 뛰어넘은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이 만들어 낸 ‘인간승리 드라마’는 지구촌에 또 한 번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투혼의 경쟁을 펼친 참가 선수 모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경기 진행도 성공적이었다. 입장권 판매량이 목표 대비 152%인 33만 5000여장으로 흥행에 성공을 거뒀으며, 경기장의 장애인 접근성도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다행이다. 평창올림픽에 이어 주최국으로서의 면모를 거듭 과시한 것이다. 북한이 동계패럴림픽에 처음 참가해 남북화해와 평화올림픽 분위기를 이어간 점도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장애를 딛고 감동을 선사한 선수들의 휴먼 스토리가 값지다. 우리 동계패럴림픽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인 신의현 선수가 대표적이다. 대학생 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노르딕스키의 철인으로 거듭났다. 한 쪽 다리를 절단하고도 스노보드 2관왕에 오른 네덜란드의 비비안 멘텔 스피, 미국 의족 댄서 에이미 퍼디 등을 포함해 고통과 좌절을 이겨내고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 하나하나의 가슴 울리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국내 방송사들이 방송시간 할애에 인색했던 탓에 경기장 열기와는 달리 국민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명색이 개최국이면서도 미국 NBC, 일본 NHK 등의 60~100시간에 비해 17~25시간에 불과했다. 경기장의 휠체어 관람석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나 출발장치 오작동과 시스템 장애 등으로 일부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은 것도 옥에 티다.
중요한 것은 이번 대회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존중과 평등의 정신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인식과 복지 수준은 아직도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일상생활 곳곳에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평창의 감동이 일과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