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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 내 면세점인 ‘월드 듀티 프리’는 중국인에게 1000파운드(150만원) 이상의 물건을 구매하면 20% 할인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고 중국인들에게 소개했다. 하지만 이 면세점에선 다른 국적의 사람들에겐 250파운드 이상만 사도 할인 적용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은 중국인 유학생이 중국의 SNS인 웨이보(Weibo)에 올리며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이 웨이보 게시물은 사흘 만에 1만5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6만5000건의 ‘좋아요’를 얻었다. 조회수도 1000만건을 넘어섰다. 댓글에는 영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로 해외여행에 나섰다가 차별을 당하거나 중국인을 무시한다고 느꼈던 경험담들이 속출했다. 월드 듀티 프리에서 쇼핑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중국 언론도 이 같은 논란을 빠르게 보도하며 영국을 비판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중국인은 소비 주력군임에도 희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지난해 영국에서 유커의 소비액은 2016년보다 27% 증가했는데도 영국은 중국 소비자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일은 전형적인 바가지 행위”라며 “영국인에게도 망신일 뿐더러 중국인들이 느끼는 유럽 상점에 대한 이미지도 깎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인들 역시 무차별적 소비 행태에서 벗어나 합리적이고 똑똑한 소비자로 거듭나야 이런 문제를 뿌리 뽑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추이홍젠 중국 국제연구소 유럽학과장 역시 “이번 문제의 근본 원인은 영국인 사이에 인종차별이 깊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중국 관광객 역시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비싸도 소비하는 비합리성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관광객이 판단력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 해외 여행 상품을 파는 여행사들이 상품의 질을 높이고 바가지 가격을 일삼는 업체들을 가려 내서 계약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