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가지 올림픽’ 비난 들어서야

  • 등록 2017-11-29 오전 6:00:00

    수정 2017-11-29 오전 6:00:00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바가지 상혼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강원도 평창과 강릉 등 경기가 열리는 도시 일대 숙박업소들이 성수기의 몇 배 요금을 요구하거나 예약을 거부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숙박요금은 국제행사에 먹칠을 하는 것은 물론 올림픽 흥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걱정된다.

현지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도 하루 15만원 안팎이던 강릉의 어느 펜션 숙박요금은 최근 4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단체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은 하루 숙박비가 180만원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특히 한국 물정에 어두운 외국인을 대상으로 평소보다 5~6배를 요구하는 악덕업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아무리 올림픽 특수라고 해도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그나마 예약을 받지 않는 곳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일반 투숙객을 받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이나 장기 투숙객을 받아 올림픽 기간 한몫을 챙기려는 욕심 때문이다. 문제는 바가지요금에 예약 거부가 입장권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성화 봉송 행사와 함께 티켓 판매율이 50%를 넘어서며 겨우 살아나기 시작한 올림픽 분위기가 자칫 도로 꺾일까 우려스럽다.

나라 이미지를 해치는 악덕 상혼을 그대로 두어선 안 된다. 기껏 올림픽을 개최해 놓고는 전 세계인에게 낯 뜨거운 점만 부각된다면 그야말로 낭패가 아니겠는가. 마침 강원도가 내일부터 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겠다고 하니 늦었지만 다행이다. 세무조사 의뢰, 도 지원사업 배제 등 시늉에 그치지 말고 엄격하게 처벌해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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