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는 남자들의 것'?..새 역사 쓰는 오버워치

오버워치 e스포츠, 여성 팬들이 90% 이상 차지
e스포츠팀 '루나틱하이',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
블리자드 "여성팬덤 독특..하나의 문화로 형성"
  • 등록 2017-05-08 오전 5:20:00

    수정 2017-05-08 오전 5:20:00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e스포츠는 더이상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블리자드의 팀 기반 슈팅(FPS)게임 ‘오버워치(Overwatch)’가 e스포츠 경기장으로 여성 팬들을 대거 끌어들이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버워치 APEX 시즌3 개막식이 열린 서울 상암 OGN E스타디움은 1000여 명의 관중 가운데 대부분이 여성 팬들로 채워졌다. 지난 APEX 시즌2 결승이 열렸던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도 4000명 이상의 관중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이는 e스포츠 붐을 일으켰던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LoL) 등과는 다른 현상이어서 눈길을 끈다.

오버워치 e스포츠팀은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버워치 e스포츠팀은 루나틱하이(Lunatic-Hai)와 러너웨이(Runaway), BK스타즈 등 국내팀 외에도 로그, 엔비어스 등 해외팀이 있으며 시즌2 우승팀인 루나틱하이 팬카페는 약 1만5500명의 회원수를 자랑한다.

여성 팬들은 아이돌 가수의 공연장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도구를 제작해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하는 한편 유니폼 등 관련 상품을 적극 구입하기도 한다. 팬카페와는 별도로 일부 열성 팬들은 좋아하는 선수의 생일 때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경기가 열리는 상암DMC역에 생일축하 광고를 띄우기도 했다.

루나틱하이 팬클럽 스태프 중 한 명인 김윤아(27)씨는 “오버워치가 정식 오픈되기 전부터 즐겼고, 게임이 전개되는 속도가 빨라 좋아한다”며 “e스포츠도 스포츠 경기의 일종이기 때문에 함께 응원하고 선창하고, 좋아하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경기장을 즐겨 찾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초 오버워치 APEX 시즌2 결승전 당시 경기장을 찾은 여성 팬들의 모습.(사진=블리자드)
오버워치는 실제 이용자층에 여성 비중이 높은 편이다. 게임 개발사인 블리자드 측에서도 공식통계를 내지는 않았지만 다른 게임에 비해 여성 이용자층이 많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PC방 무료게임인데다 방향키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등 다른 게임에 비해 초보자도 플레이하기가 수월하다는 것이다.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e스포츠 경기장에 여성 팬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만 보는 것에서 직접 플레이를 하지 않더라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지난 시즌2 결승전에서 루나틱하이가 우승하자 여성 팬들이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봤다. 이전 게임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 내부적으로도 신기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버워치 APEX 시즌3는 약 3개월간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7시에 열리며 OGN케이블 TV채널과 티빙, 네이버, 아프리카TV, 트위치TV, 유튜브 등에서도 생중계된다.

오버워치 APEX 시즌2 결승전 당시 여성 팬들이 e스포츠팀인 ‘루나틱하이’를 응원하는 모습.(사진=블리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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