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철 면역력 떨어질때 '대상포진' 주의

추운 날씨, 극심한 스트레스 잦으면 면역력 약해져
스트레스 많은 젊은 층 대상포진 증가세
  • 등록 2014-11-28 오전 6:48:44

    수정 2014-11-28 오전 6:48:4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대상포진’에 걸리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상포진으로 진료받는 환자수는 2008년 약 41만7000명에서 2012년 57만3000명으로 매년 약 8.3%씩 증가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대상포진’에 대해 잘 모르는데다 초기증상이 감기몸살과 비슷해 감기로 오인하다 병을 키워 대상포진 후유증인 신경통까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대상포진’은 예전엔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엔 연령대 상관없이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젊은층도 쉽게 걸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젊은층도 노인층도 피해갈 수 없는 대상포진에 대해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극심한 스트레스 후 면역력 떨어질 때 걸릴 수 있어

하 모씨(30세, 남)는 졸업한 지 2년째지만 원하던 공무원 시험에 번번히 떨어져, 틈틈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준비를 병행하던 최근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감기 한번 안걸릴 정도로 건강 체질이었던 하 씨는 온 몸이 저릿저릿한 통증까지 있었지만 심한 감기몸살 정도로만 생각하다 병을 키워 급기야는 입원까지 하게 됐다.

하 씨의 원인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때문이었다.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하고, 집 안의 장남이라 번듯한 직장에 취직도 해야 하는데, 상황은 용돈도 제대로 벌지 못해 늘 부모에게 손을 벌려야 했다. 하나 둘씩 취업해서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 소식이 들릴 때면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 시험을 앞두고 최근 몇 달간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대상포진의 원인은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로 2~10세 아이에게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나면 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하게 되는데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전세계적으로 대상포진 발병률은 수두 경험자 5명중 1명 꼴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수두를 앓지 않았더라도 신체 저항력이 떨어지면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신체리듬이 깨지기 쉬운 환절기나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전신 권태감이나 발열, 오한이 있을 수 있고 속이 메스껍거나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기도 한다. 특히 이 병의 특징인 피부 반점과 물집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신경통이나 디스크, 오십견, 요로결석, 늑막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물집이 있기 전엔 의사들조차 병을 확진하기가 어려워 실제 대상포진 환자의 상당수가 오진 경험을 갖고 있을 정도다.

초기 증세가 감기나 신경통과 비슷해 얼른 병원으로 달려가기 보다는 집에서 적당히 쉬면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내원을 미루는 일이 많다. 하지만 치료를 늦추면 후유증으로 고생하게 되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60세 이상 성인의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ZOSTAVAX’ 접종 권고안을 채택해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50세 이상인 경우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데, 1회만 접종하면 되며, 접종 후 발병율이 약 50% 정도 줄어든다.

강진수 원장은 “젊은 성인층에서 대상 포진을 앓으면 비교적 통증이 약한 편이지만, 나이 많은 노인들의 경우에는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며 후유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생길 확률이 크다”며 예방접종과 조기치료의 주의를 당부했다.

따라서 평소 경험해보지 않은 통증이 몸의 어느 한 쪽에만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가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한 가닥씩 나와있는 신경 줄기를 따라 퍼지기 때문에 증상이 한 쪽으로만 나타난다. 두통을 호소하거나 팔다리가 저린다는 사람도 있다. 숨쉬기가 곤란하고 근육통, 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나타나고 보통 3~10일 정도 지나면 피부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처음에는 작은 물집이 드문드문 나타나다가 점점 뭉치면서 띠 모양이 된다. 그러다 점점 껍질이 딱딱해지다가 1~2주가 지나면 딱지가 떨어진다.

◇ 피부발진 나타나면 즉시 치료해야

대상포진은 치료 시작이 늦어지면 포진 후 신경통에 시달릴 수 있다. 포진 후 신경통이란 대상포진이 치료된 후에도 수주나 수개월, 혹은 수년간 신경통이 계속되는 후유증을 말한다. 기력이 쇠약한 노인들이 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피부 발진이 나타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대상포진 치료법은 먹는약과 바르는약 주사제 등이 있다.

치료는 동통의 억제,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차적인 세균감염 억제, 포진 후 신경통 등의 합병증 예방 및 최소화에 초점을 두고 이뤄진다. 아사클로비어, 팜시클로비어, 발라시클로비어 등의 항바이러스제 복용약 투여가 치료의 기본이다.

바르는 약은 캡사이신 연고, 진통제 연고 등이 처방되며, 이차세균 감염이 있을 때 항생제 연고 등이 사용된다. 주사치료는 환자가 면역기능이 매우 떨어진 경우, 급성기에 48시간 이내에 주사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대상포진에 나타나는 통증은 매우 심한 편으로 많은 환자들이 수면장애, 피로, 우울증을 호소하므로 초기에는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도 사용한다.

치료 도중에는 되도록 찬바람을 쐬지 말고 목욕시에는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닦아주는 게 좋다. 상처 치료에는 자극성 강한 반창고를 붙이기보다는 항생제가 포함된 거즈를 사용한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해져 있을 때 발병하기 쉽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 유의한다. 또한, 과음이나 과식, 과로를 피하고 정기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늘 강한 신체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강진수 원장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겹치고 식사를 거르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때 걸리기 쉽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놓였을 때, 죽이나 건강음료 등으로라도 식사를 대체하거나 영양제를 챙겨먹고, 주말에는 꼭 쉬는 등의 최소한의 건강규칙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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