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노출을 통해 자신의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것은 패션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 시대에 따라 섹스어필하는 신체부위가 가슴, 허리, 다리, 엉덩이 등으로 이동하면서 유행 스타일이 변화했다는 시각도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엔 부드러운 드레이프 주름 의상이 자연스럽게 몸의 곡선을 드러냈고, 중세 고딕 복식은 신체를 감추었지만 이후 르네상스를 만나면서 아름다움에 치중한 과장된 실루엣이 등장했다.
답답한 코르셋에서 해방된 20세기 여성들은 직선적인 실루엣의 가르손느 룩을 즐겼는데 상체의 곡선 대신, 짧아진 옷길이로 인해 드러난 가는 다리로 시선을 끌었다.
오히려 얼굴보다 몸매라는 인식도 커지는 만큼 공식석상의 의상들도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어떻게 보여주었는지에 따라 더 많은 연예 기사로 다뤄지고 검색어로도 오르면서 홍보 효과를 얻기 때문.
지난 200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제니퍼 로페즈가 선보였던 베르사체 드레스는 파격적인 노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대표적 케이스.
얇게 비치는 쉬폰 소재의 프린트 드레스를 배꼽 아래의 보석 장식으로만 고정시켜 상체의 많은 부분을 노출시켰고, 걸을 때마다 드레스 자락 사이로 다리도 보이도록 해 카메라 플래쉬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지나친 노출이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나의 가장 자신 있는 부분, 혹은 트렌드에 맞는 섹시 포인트를 확실히 강조하는 편이 좋다.
올해 초 SAG 어워즈에서 케이트 허드슨은 매끈한 등 라인을 보여주는 대신 앞면은 커버하는 디자인을 선택했고 늘씬한 다리가 매력인 카메론 디아즈는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선 고전적인 골드빛 롱드레스를 골라 쇄골과 어깨선으로 시선을 모았다.
이날 메릴 스트립은 지나친 노출을 피했지만 부드러운 주름으로 깊은 플런지드 넥을 연출해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모습을 적절하게 보여주었다.
한 쪽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쪽은 조연으로 만족하길. 자연스럽게 관심을 한 곳으로 모으면 단점을 숨길 수 있는 효과도 얻는다.
이제 여름으로 향해 가면 더욱 극성스러워질 노출 경쟁. 자랑할 만한 몸매를 만드는 것도 자기 관리 차원으로 본다면 물론 긍정적 의미가 있겠지만, 너무 외모 스펙만 맞추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나만의 숨은 매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