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이종민 대표, "또 다른 UCC가 주는 교훈"

  • 등록 2007-04-20 오전 10:00:00

    수정 2007-04-20 오전 9:17:17

[지오텔 이종민 대표] 필자가 몸 담고 있는 회사 빌딩 주변에 “우리집밥상” 이라는 조그마한 식당이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직원들의 야근 식비 결제가 제일 높게 올라오길래 궁금하게 생각했었고, 이후 틈나는 대로 몇 번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식당은 소위 말하는 가정식백반집 이지만 식단이 매일 변하는 독특함이 있다. 기대만큼이나 또 식당 이름만큼이나 집에서 차려주는 메뉴에 근접해 있기에 특별한 맛을 기대하기 보다는 넉넉한 인심과 더불어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편안하게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하지만 이런 점 말고도 일반 식당 들과는 다른 그 집만의 특별한 장점들이 존재하고 있다.

재래식 된장과 야채가 식탁에 항상 기본 준비되어 있어 신토불이 웰빙을 추구하는 이 시대의 컨셉에 충실 하며, 가정식 백반이지만 원하는 메뉴가 있으면 최대한 맞추어 제공을 해준다. 이 밖에도 맛이라든가 재료 등에 대한 손님의 반응을 일일이 눈여겨보고, 손님들의 입맛을 기억하여 메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손님이 원하는 바를 식단과 서비스에 즉시 반영했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것을 또 다른 UCC, 즉 User Created Cook 이라고 이름 지었다. 비록 조리사가 따로 있지만 실질적으로 차림의 구성을 결정함에 손님들의 요구를 참여시키기 때문이다.

식당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였으나, 오늘날의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고객의 니즈 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자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고객에 대한 리서치 및 설문조사, 체계적인 고객관리 시스템, 그리고 CRM 등 방법론도 다양하다.

그런데 이런 노력들이 실제로 제품개발과 사업투자에 얼마나 반영이 되는지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가령 어떤 기업체는 그 간의 사업과 제품에 대한 앞으로의 맹목적인 기대감 내지는 전통에 대한 집착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등한시 하여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즉 기업이 자신들의 기술만 믿고 그 안에서 안주하려고 한다면, 결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임은 많은 사례를 통해 접해왔다.

예컨대 디지털 카메라 공략에 실패한 전통 카메라 기업들이 오늘날 실적 악화에 시달리며 전자 제품 회사로 인수 되는 등의 상황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성장을 읽지 못하고 관련 기술 투자 및 신제품 개발에 등한시 했던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반면 미국의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획기적인 경영방침과 고객에 대한 FUN 마케팅으로 경영에 있어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흔히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비록 그 첫걸음엔 여타 항공사와의 소송이나 경쟁, 그리고 유가 인상 등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늘날 미국 내 4위의 항공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떤 기업보다도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 했고, 이를 경영과 서비스에 적극 도입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최고의 기업은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든가 최초의 제품을 개발한 회사 보다는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제품이나 경영에 반영하는 회사임을 다시 한번 깊이 새겨야 한다.

먼저 우리의 고객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 그 조직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의 기술이 최고일 수 있어도 그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없다면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할 것임을 알기에 말이다.

글머리에서 이야기한 식당의 사례는 기업들의 임원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에게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많은 우리 기술중심의 벤처기업들이 신 사업의 계획 및 사업 추진 전략에 있어 고객의 가치를 경시한 채 공급자의 시각에서 사업을 펼치고 진행하지 않았나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들이 무엇인가를 가만히 손꼽아 보고 있다. 인재, 역량, 기술 등.. 여러 가지 가지들 위에 우리 회사가 대상으로 하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조심스럽게 최우선에 올려 놓는다.
이종민 대표
<약력>
서울시립대학교 및 동대학원 GIS전공 졸업
쌍용정보통신㈜ 근무
인천국제공항공사 근무
㈜지오텔 대표이사 (현재)
㈜지오텔
2000년 1월 주식회사 지오텔 설립
2003년 6월 MSN모바일서비스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
2003년 10월 한국 표준무선인터넷 플랫폼(WIPI) 상용화 성공
2005년 8월 메시징허브플랫폼 `쿨샷` 상용화 성공, 벤 처기업상 수상
2006년 8월 코스닥 상장
10월 벤처기업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11월 모바일기술대상 정통부장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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