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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의 황우진(50) 사장은 딸 지나(20)씨와 아들 준현(18)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5-5 법칙’을 가르쳤다.
‘5-5 법칙’이란, 용돈 중에 절반을 무조건 떼어내 저축하는 것이다. 청년기에 목욕탕 목욕관리사(속칭 때밀이), 골프장 인부 등으로 학비를 벌었던 황 사장 자신이 직접 실천한 습관이라고 한다. 그는 “아이들이 처음엔 낯설어해도 일단 ‘5-5법칙’에 익숙해지니까, 절약하고 아끼는 생활 습관이 생기고, 나중엔 소풍 비용도 절반은 뚝 떼어놓고 놀러가겠다고 말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한 대기업의 형제간 싸움도 실은 돈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아이들을 건전한 경제인으로 키우려면, 어릴 때부터 돈의 가치관과 소중함에 대해 부모가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돈에 관한 한, 아이들에게 매우 엄격했다. 그는 아이들이 입학하자마자, 직접 은행에 데리고 가서 통장을 만들어줬다. 아이들 용돈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주급으로 1000원씩 줬지만, 5학년이 되자 월급제로 바꿨다.
돈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용돈기입장은 매일 쓰게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검사했다. 정해진 용돈 외에 ‘공짜 용돈’은 절대 주지 않았다. 심부름, 집안청소 등 땀을 흘려서 정당한 대가를 얻어야 한다고 가르쳤던 것이다.
아이들이 용돈을 낭비하지 않고 잘 썼다고 판단되면, 아낌없이 칭찬해 주었다. 아이들은 은행에 저축하면 이자(利子)가 붙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단돈 100원이나 500원에도 은행을 놀이터 드나들 듯하며 돈을 불려가는 데 재미를 붙였다.
이렇게 지나씨와 준현군이 고사리 손으로 한푼 두 푼 모았던 통장은, 현재 잔액이 각각 500만원,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짜임새 있는 재정 관리 습관을 가르친 덕분인지, 부모와 떨어져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있어도 급전을 보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황 사장은 아이들에게 악착같이 돈을 모아야 한다고만 가르친 건 아니었다. 부모와 자녀 간에도 신용(Credit)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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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사장은 자녀들의 금융교육에 ‘나눔’도 접목시켰다. 준현군이 태어나자마자, 한 사회복지단체에 매달 1만~2만원씩 기부금을 보내기 시작한 것.
“아직 아이들은 본인들 이름으로 기부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몰라요. 나중에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기부 증서를 보여 주고, 아버지가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알려줄 겁니다. 이웃을 위해 자신의 수입 중 일부는 나눌 줄 알아야 한다는 걸 가르쳐 주고 싶어요.”
자녀가 만 15세가 될 때엔, 종신보험에도 가입했다. 돈만 물려주려는 게 아니라, 삶을 짜임새 있게 계획하며 산다는 게 어떤 건지 가르쳐 주기 위해서란다.
황 사장은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에게 손만 벌리면 모든 게 쉽게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자녀를 자립심(自立心) 있게 키우고 싶다면, 자녀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돈 관리법을 꼭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