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대박은 없다"

[이상진의 펀드이야기]고수익 뒤에는 반드시 고위험이
  • 등록 2005-07-29 오전 8:31:12

    수정 2005-07-29 오전 8:31:12

[조선일보 제공]


요즘 사회 전반적으로 단기 대박 증후군(?)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99년 코스닥 시장의 투기 열풍으로 수십 배를 횡재한 투자가가 속출하면서 “꿈은 이루어 진다”는 행진이 시작됐다. 이후 증권시장의 폭락으로 잠시 소강 상태로 접어드는가 싶었는데 800억원짜리 로또 복권이 다시 전국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고 최근에는 부동산 투기가 극에 달했다.

몇개월 전 서울 모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에 10조원의 청약금이 며칠 만에 모여 ‘앉은 자리에서 수억원 벌겠다’는 의지의 한국인이 정말로 많음을 만방에 과시했다.

최근 부동산 투기 열풍이 어느 정도 잦아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이제 다음이 걱정이 된다. 시중에 방황하는 부동 자금이 500조원에 육박하고 있어 이 돈들이 언제 어디서 대형사고(?)를 칠지 관계당국도 노심초사하는 눈치다. 다행스럽게 조금씩 증권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지만 이 돈들에 묻어 있는 의지가 내심 불안하다. 줄기세포 관련 주식들이라는 말 하나만 가지고도 제약주가 폭등하고, 1년만에 몇십% 수익률이 났다는 펀드에만 돈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경제는 저(低) 성장 저(低) 금리 기조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은 오히려 단기간에 고(高)수익을 추구하니 분명 합리적인 투자 형태와는 거리가 있는 듯하다.

‘사오정’에, 집값 폭등에, 또 사회적 안전망 없는 노후 걱정에 급하게 ‘떼돈’을 벌려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다고 바늘 허리에 실을 매서는 안 되고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아서는 안 된다. 3년 국채 금리가 4.16%(7월 26일자 기준)란 의미는 현재 국내에서 위험이 없는 투자 수익률이 연 4%라는 것이다.

 

이 이상의 수익률을 낸다는 모든 금융 상품과 투자에는 반드시 상응하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펀드도 다를 바가 없다.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위험의 범위 내에서 최대 수익률이 나는 펀드를 찾는 훈련을 해야지만 알토란 같은 나의 자산을 안전하게 증식할 수 있다. 투자세계에서 꿈은 헛된 기대가 아니라 내가 투입한 노력에 의해 이루어 지는 것이다.

[이상진·신영투신운용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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