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부동산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건설 공사비가 상승하고 있어 건설사 실적이 올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지방 중소 건설사는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해 부도나 폐업 위기에 몰린 것으로 진단됐다.
| 건설현장에서 노동자가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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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최근 공개한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에서 2023년 이후의 지속적인 건설 수주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 기업의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주요 건설사의 평균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3분기 93%를 넘긴 상태로 자재비, 인건비 등이 지속 상승하며 원가율이 악화하고, 영업이익도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 건설사들이 직면할 가장 큰 재무적 위험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건산연은 “특히 2022년 이후의 지속된 공사비용 상승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24년 4분기 이후부터 경영실적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출하는 건설 공사비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건설 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공사비 급증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11월(100.97)보다 29.0%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해 2월(130.05) 처음 130대로 진입한 이후 7월(129.96), 8월(129.72)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130을 웃돌았다.
이 지수는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직접 공사비에 생산자 물가 지수와 같은 관련 경제 지표를 반영해 가공한 수치로, 건설공사 물가 변동 분석의 기준이 된다.
공사비의 가파른 상승은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소·중견 건설 기업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지역 중소 건설 기업은 부도나 폐업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했다. 건설산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된 업체 제외)는 29곳이다.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86.2%(25곳)는 지방 소재 건설업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 시공 능력 평가 58위를 차지한 중견기업이자 ‘파밀리에’ 브랜드로 알려진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다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전해졌다.
건산연 관계자는 “올해는 원자재가격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애로에 따른 수급 불안정 등의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여전히 공사비 상승 요인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건설공사비의 안정화를 위한 시의성 있고 효과적인 정책의 추진이 다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