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엔 주주환원으로…꿈틀대는 금융주

KRX증권, 코스피 급락 국면 이후 1.18% 상승
KRX은행 및 보험 모두 코스피 대비 양호한 흐름
주주환원 이어가며 밸류업 분위기 확대
"금리인하 우려에도 밸류에이션 매력 여전"
  • 등록 2024-08-13 오전 5:35:00

    수정 2024-08-13 오전 7:58:49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주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연이어 주주환원 공시를 내놓고 있는데다 하반기로 갈수록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금융주 역시 시장이 요동치는 혼란 속에서 등락을 오갈 것으로 보면서도 미국의 경기침체 등 글로벌 경제상황과 별개인 밸류업 동력으로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변동성 커지는 시기에도…주주환원 늘리는 금융주

1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가 역대급 급락세를 보인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대형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10개의 은행주로 구성된 KRX은행 지수는 2.0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하락률(2.16%)보다 양호한 흐름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10개의 보험사로 이뤄진 KRX보험 역시 1.12% 내리는데 그쳤으며 11개 증권사를 모아놓은 지수 ‘KRX증권’은 하락장에서도 오히려 1.18% 올랐다.

이들이 선방 중인 가장 큰 이유는 주주가치제고 노력 덕분이다. KB금융은 지난 7일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998만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약 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앞서 KB금융은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했지만 이와 별도로 또 한 번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19일 자사주 511만주를 소각한다. 소각예정 규모는 3000억원이다.

앞서 신한지주는 밸류업 공시를 통해 총 주주 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고 2027년까지 자사주 5000만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주환원율은 연간 당기순이익에서 주주환원에 쓰는 금액의 비중이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지난달 중장기 목표 주주 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를 달성하겠다고 공시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000만주를 매입 및 소각에 나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에도 자사주 1000만주를 소각한 바 있지만, 6개월 만에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공시 이후 상승세를 거듭하며 NH투자증권을 제치고 증권주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또한 지난 3월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취득 자사주 209만5345주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3분의 1씩 소각하기로 했다.

밸류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까지 밸류업 지수를 출시할 예정인데, 지수가 나오면 상장지수펀드(ETF)도 연이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밸류업지수 출시, 10월 은행의 밸류업 본 공시 등이 주가 하방 압력을 완화해 줄 것”이라며 “시장 대비 초과상승하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주주환원을 늘려가는 금융주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투자 매력이 있어 장기투자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美 경기침체 우려, 금리인하 분위기 우려는 주의

물론,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증시 전반을 억누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는 11월 글로벌 빅 이벤트인 미국 대통령선거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전반의 혼란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리인하도 금융주에 긍정적이진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전망이 강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 역시 인하에 동참하면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주환원 정책 역시 연초부터 이어진 밸류업 열풍에 이미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각 국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빨라지고, 인하 폭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계 및 기업의 재무 건정성도 떨어질 것으로 보여 금융주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인하가 국내 금융주에 주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국내 금융지주들이 증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인하되면 금융지주사의 이자이익에 불리하지만 유가증권 관련 손익에는 유리하기에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올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어 주주환원책 실현과 발맞춰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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