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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국내 건설업계는 주택사업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를 전년도 실적 대비 50%가량 높게 잡기도 했다. 정부가 해외건설 수주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발주가 올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월까지의 건설업계 중동지역 수주 실적은 전년도 동기대비 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사우디 해외건설 수주액은 62억 5705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30억 달러)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이라크는 작년(2억 9287만 달러)의 13%, 카타르는 작년(4억 2171만 달러)의 9.8%에 불과하다. 중동지역의 대체지로 주목받아온 아시아 지역 수주 실적은 48억 8967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107억 1411만 달러)의 절반 이하로 줄었고 유럽 역시 지난해(29억 달러) 대비 절반 아래로 감소한 12억 달러 수준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수주실적을 두고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국가별 건설기업 역량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시공경쟁력에서 10위로 중국(1위)과 튀르키예(9위)에 밀리고 있고 설계경쟁력은 13위로 인도(12위)에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해외건설 계약 시기는 연말에 쏠려 있는 만큼 목표달성 여부는 연말까지 더 기다려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해외 발주 환경이 유가 상승 등으로 우호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국내 건설사들의 높은 수주 실적이 기대되는 해”라며 “산유국이 고유가에 쌓인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2024~2025년 발주할 석유·화학사업 프로젝트 규모가 2022~2023년 10월 대비 각각 411%, 122%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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