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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매니저는 최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부진할 때엔 변동성이 낮은 채권으로 손실을 어느 정도 방어하면서 낮은 수준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자산 배분 측면에서 주식형 ETF와 함께 역사적으로 금리 매력도가 높은 현 시점엔 채권 비중을 확대하는 게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물가·고용 지표가 예상을 상회하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고 시장금리가 큰 폭 상승,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러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일련의 은행 사태발(發) 신용 위기와 경기 침체 우려에 증시 변동성이 심화된 가운데 채권 ETF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정 매니저는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고, 시장금리의 점진적인 하락세가 전망된다”며 “채권 ETF는 현재 금리에서 발생하는 보유 이익과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수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절대적 금리 매력에 만기 수익률 기대…만기채 ETF ‘쑥’
지난해 11월 상장된 ‘TIGER 24-10회사채(A+이상)액티브 ETF’의 순자산은 어느덧 5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정 매니저는 “각 운용사 상품의 만기와 수익률을 비교해 금리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ETF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0년 경력이 있는 회사채 운용역이 유사 종목 대비 금리 매력도가 높은 종목을 매수, 신용 이슈가 없도록 해 리스크 대비 기대할 수 있는 리턴이 역사적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회사채 비중을 더욱 높였다. 정 매니저는 “지난해 11월엔 (레고랜드 사태 등에) 회사채 시장 불안이 커져 있는 상황이어서 초기 포트폴리오에서 우량 공사채 비중이 높았다”며 “현재는 회사채 시장이 안정돼 공사채 비중이 비교적 낮다”고 했다.
“올해 채권금리 10년 평균보다 高…해외 채권형도 확대”
올해 연말까지도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꾸준히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우려가 여전해 시장금리가 연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정 매니저는 “연내 채권 금리가 최근 10년 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올해엔 해외 채권 ETF 라인업을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정 매니저는 “국내 채권 ETF 시장은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해 당분간 운용사들이 기본적인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봅니다”며 “미국의 경우 세부 자산군, 만기별 ETF가 다양하게 있어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채권 중 매력적인 금리 수준에 있는 종목이 꽤 있고, 국내에 아직 상장되지 않은 유형의 상품들을 준비해 해외 채권 라인업을 다변화하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