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미국 생산자물가가 컨센서스를 하회하면서 속도 조절론에 힘을 받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미적지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부담 완화를 기대할 수 있는 근거들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10월 헤드라인 생산자물가는 전년 대비 8%, 근원 생산자물가는 6.7%를 기록해 컨센서스 대비 낮은 수준의 물가 압력을 기록했다”고 짚었다.
생산자물가지수 상승폭 둔화는 서비스 부문의 가격 둔화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서비스에 대한 생산자 최종 수요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는데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
최근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둔화에도 서비스 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는 상황이었는데 서비스 생산자 물가 하락으로 서비스 기업의 가격 전가 유인이 약해지면서 소비자 물가 둔화도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게 김 연구원 견해다.
그는 “소비자물가의 둔화가 보다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서비스 부문뿐만 아니라 상품 부문의 둔화 압력도 필요하다”며 “상품 부분의 생산자 물가 압력은 전월대비 기준으로 지난달부터 다시 상승압력이 발생하고 있는데 생산자물가의 서프라이즈는 긍정적이지만 물가 정점 통과뿐만 아니라 안정의 확신을 갖기 위해선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지수가 둔화됐고 실업률보다 경기에 민감한 구인건수가 크게 둔화되면서 연준의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연준 인사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특히 매파적 성향의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생산자물가지수 발표 직후에도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실물경제의 변화와는 다르게 후행지표의 견고한 상황은 연준 스탠스를 지속하게 만들고 있다”며 “결국 최근 미 증시 반등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며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