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자산군은 단연 주식, 그 중에서도 성장주였다. 시장에는 성장주 투자의 시대가 저물고, 가치주 투자의 시대가 왔다는 의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성장주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많다. 지금 시장에 머무르는 투자자라면 성장주와 가치주 투자의 기로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지금은 성장주와 가치주 사이의 선택보다 분산, 즉 주식에서도 포트폴리오 배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먼저 성장주와 가치주의 특징을 잘 살펴봐야 한다.
성장주는 이익성장률과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의미한다. 성장주의 경우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현재의 주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주가가 기업의 현재 수익이나 순자산보다 높게 책정된다. 주로 신생,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포함되며, 업종 관점에서는 IT,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비중이 높다.
다시 금리와 성장주, 가치주의 관계로 돌아가보자.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의 기준으로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예상 이익을 현재 이익으로 환산하는 비율을 ‘할인율’이라고 하며, 이는 현재의 ‘금리’를 의미한다. 성장주는 가치주보다 미래 성장성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할인율에 더욱 민감하게 움직인다.
저금리 환경에서는 할인율이 낮아지고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며 성장주 강세가 나타난다. 지난 2년간의 성장주 랠리가 그 예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2020년 3월부터 미 연준이 첫 금리 인상을 시사한 2022년 1월까지 기준금리는 0.25% 수준에 머물렀다. 그야말로 성장주에 우호적인 저금리 환경이 펼쳐졌다. 실제로 해당 기간 성장주는 가치주를 월등히 넘어서는 성과와 함께 독주했다.
시장의 변동성 고조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군의 다각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분산을 꾀하는 것은 현명한 투자 방법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국내 투자자의 경우 채권, 외화, 대체투자 등에 익숙하지 않거나 거부감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또 자산 변동성을 줄이려는 현금 보유는 당장 손해가 없어 보이지만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결국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자산가치의 감소로 이어진다. 따라서 계속 시장에 머물되 주식 중 성장주의 비중을 덜어 가치주를 늘리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할 것을 추천한다. 투자자가 직접 가치주와 성장주의 비중 조절을 하기 어렵다면 경기 국면에 따라 가치주와 성장주의 비중을 조절해주는 액티브 펀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