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도 각광…대형주가 이끄는 미국 증시

서학개미 거래대금, 4개월 만 증가 전환
“미국 증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 회복”
테슬라, 매도 1위…애플·구글 등 대형주 ‘줍줍’
  • 등록 2022-03-31 오전 5:00:00

    수정 2022-03-31 오전 5:00:00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좀처럼 반등세가 보이지 않는 국내 증시 대비 미국 증시 상승세가 매섭다. 국내 증시가 대형주를 향한 외국인의 매도세에 주춤하는 동안 미국은 대장주 애플이 11거래일 연속 오르는 등 대형주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에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투자자)’가 대거 매수에 나선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가 견조한 펀더멘털에 기반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펀더멘털에 기반한 반등세…서학개미 거래대금 4개월만 ↑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미국 주식 매수대금과 매도대금을 합친 월별 누적 거래대금은 292억9726만달러(약 35조4379억원)로 전월 259억7789만달러 대비 12.7% 증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시장이 조정받자 월별 거래대금은 지난 2월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그러다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셈이다.

이 같은 증가 전환 배경으로는 미국 주식의 강세 랠리를 꼽을 수 있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3%(56.08포인트) 오른 4631.60에, 나스닥 지수는 1.84%(264.73포인트) 오른 1만4619.6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 500지수와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15일 이래 단 이틀을 제외하고 줄곧 올랐다.

전문가들은 결국 펀더멘털이 주된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거래일 간 저점 대비 9.6% 급등했는데 증시가 반등했던 가장 큰 이유는 펀더멘털이 강하다는 투자자 신뢰가 회복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아태 지역 선진 국가들의 증시에서는 견조한 기업마진이 이어지고 있고 신흥국에서는 원자재 수출국이나 주력 산업 호조를 보이는 국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고 짚었다.

금리 상승 우려감도 점차 희석되고 있다.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강도가 강해질수록 증시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연준의 긴축 강도가 강할수록 증시가 오르는 부조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2분기는 1분기 악재로부터 벗어나며 상승세가 전망되며 현 시점은 미국 증시 비중을 확대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네 차례의 금리 인상기 동안 평균적으로 S&P500 지수는 21.9% 올랐다”고 짚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스마트 서학개미…테슬라 차익실현, 대장주 애플 줍줍

지난달만 해도 서학개미 순매수 톱픽이던 테슬라는 이달 매도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달 들어 총 18억3331만달러(약 2조2175억원)가 매도됐는데 테슬라 주가는 지난 14일 766.37달러에서 1099.57달러까지 11거래일 만에 43.4%나 급등한 바 있다. 테슬라의 ‘천슬라(테슬라 주가 1000달러대)’ 복귀는 지난 1월18일 이래 약 두 달만인 만큼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나아가 이달 서학개미 순매수를 살펴보면 애플이 2억5981만달러 순매수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애플 주가는 11거래일 연속 오르며 19년 만의 최장기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어 ‘PROSHARES ULTRAPRO QQQ ETF’가 1억6117만달러로 2위를, 알파벳이 1억1135만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PROSHARES ULTRAPRO QQQ ETF는 나스닥 100지수를 3배 추종한다. 이밖에도 나스닥 지수를 1배 추종하는 INVESCO QQQ TRUST SRS 1 ETF가 9425만달러를 기록해 4위를 차지했다.

한편 서학개미에게 있어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기업 자사주 매입 제동 움직임은 향후 주목해야 할 이슈로 보인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수를 줄이고 통상 기업의 주당순이익(EPS)를 상승시켜 호재로 인식되는 만큼 이번 제동이 잠재적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2023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자사주 매입을 억제하는 내용의 법안도 제출했지만, 이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지난해 S&P 500 지수에 소속된 기업들은 자사주 8820억달러(약 1080조원) 어치를 매입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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