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토젠,'액체생검' 앞세워 내년 美시장 본격 공략

지난 8월 미국 실험실 표준 인증(CLIA) 인증 획득
"현재 5~6개 국내외 업체와 항암 임상 협의 중"
기존 조직생검 줄이고 액체생검보단 정확도 높여
임상 1상에서도 20억 매출 가능
궁극적으론 일반인 암 진단 시장 진출 목표
"美 암 진단 시장 진출하면 폭발적 매출 기대"
  • 등록 2021-11-26 오전 7:45:23

    수정 2021-11-26 오전 7:45:23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싸이토젠이 독보적인 액체생검 기술을 앞세워 내년 미국 매출 발생을 예고했다.

싸이토젠 홈페이지. (갈무리=김지완 기자)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싸이토젠(217330)은 지난 8월 자사 순환종양세포(CTC) 기반 액체생검이 ‘미국 실험실 표준 인증’(CLIA)을 획득했다. 앞서 싸이토젠은 지난 3월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GCLP)에 지정돼 국내 제약사에 항암 임상에서 CTC 기반 액체생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LIA는 질병 진단·예방·치료 목적으로 임상검사를 수행하는 실험실에 검사 정확도·신뢰성·적절성을 검증하는 미국 인증제도다. 미국 내 임상검사에 쓰는 진단기기, 실험실은 필수로 획득해야 한다. 사실상 국제 표준으로 통용된다.

정확도 높인 액체생검 기술 개발

액체생검은 혈액, 체내 타액, 침, 배변 검사를 통해 암 발병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선 액체생검은 조직생검과 달리 조직 절제·절개 부담이 없다. 수술로 인한 시간 소모가 적고 모든 부위의 조직을 검사할 수 있다. 액체생검은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검사와 환자 다양성 측면에서 액체생검이 조직생검 대비 비교우위에 있다.

액체생검은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 검사 정확도가 떨어져 검사 표준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기존 액체생검은 사멸한 암세포를 대상으로 했다”면서 “이 사멸한 암세포 DNA가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걸 채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정상 세포가 죽어도 DNA가 발생한다”면서 “사멸한 암세포 DNA와 정상 세포 DNA가 섞였기 때문에 검사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싸이토젠의 액체생검은 살아있는 ‘순환종양세포’(CTC)를 대상으로 한다. 검체가 다른 만큼 정확도가 기존 액체생검보다 높다는 설명이다. 순환종양세포는 혈액에 소량 포함돼 있다.



하지만 혈장, 세포, 적혈구 등이 섞여 있는 혈액에서 살아있는 순환종양세포를 손상없이 분리해 내기가 쉽지 않다. 싸이토젠은 이런 기술적 난관을 자체 기술로 해결했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바이오코팅과 중력을 이용하는 자체 개발 HDM칩(Chip)을 개발했다”며 “이 칩을 통해 손상 없이 살아있는 순환종양세포를 걸러내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HDM칩엔 반도체 나노기술이 적용됐다.

CTC 액체생검은 여타 액체생검 방식 대비 정확도는 물론 분석범위도 다양하다. CTC는 분자, 단백질, RNA, DNA, 대사체, 오가노이드 등으로 분석 범위가 넓다. 반면, 기존 ‘ctDNA’(사멸한 암세포에서 나온 DNA)나 ‘엑소좀’(Exosome, 암세포에서 배출된 세포 간 신호전달물질) 방식은 검출이 쉽다는 장점 외엔 분석 범위가 분자, 전사체 정도로 한정된다. 또 분석데이터 정확도(순도)가 떨어져 의료진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특히 엑소좀 액체생검에서 암 유래 신호전달물질 여부조차 확인이 어렵다.

내년부터 美 임상 서비스 매출 발생

싸이토젠은 내년부터 미국에서 CTC 액체생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항암제 임상계획승인(IND)을 허가를 받을 땐 진단법도 함께 승인받아야 된다”며 “이 부분에서 매출을 내기 위해 적극적인 현지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싸이토젠은 다이찌산쿄의 폐암 1상을 CTC 액체생검 서비스를 제공했다. 싸이토젠은 다이찌산쿄의 폐암 임상 1상이 제한된 환자 수에도 불구 20억원의 매출액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5~6개 국내외 업체와 항암제 임상에서 CTC 액체생검 ‘검사실 개발 테스트’(LDT) 제공을 놓고 협의 중”이라면서 “후속 임상으로 갈수록 매출액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CTC 액체생검으로 암 검출과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면 미국 현지 항암제 임상에서 액체생검 채택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액체생검이 조직생검에 비해 임상자 모집이 수월하고 추적 관찰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TC 액체생검은 암 진단 외에도 약물선정, 치료 값 모니터링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시스’(Global Industry Analysis)는 글로벌 액체생검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억달러(1조1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38억달러(4조5220억원)로 연평균 2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현지 LDT 서비스는 시작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싸이토젠 관게자는 “한국에선 무수한 임상데이터가 쌓여있지만 미국 현지에선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라면서 “LDT는 매출의 의미도 있지만 현지 임상데이터를 쌓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LDT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가 쌓아 현지 암진단 시장까지 진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그렇게 되면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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